보낸사람: 요기요, 식품이 만들어지는 근원을 좇는 르포르타주 탐험대

뉴스레터는 식빵도, 케이크도 될 수 있는 밀가루 반죽이에요.

보낸사람: 요기요, 식품이 만들어지는 근원을 좇는 르포르타주 탐험대

“뉴스레터는 식빵도, 케이크도 될 수 있는 밀가루 반죽이에요.”


Interviewee 김소라, 박찬용


“대중 미디어로 닿지 않는 사람들을 만나고 싶어요 ”

안녕하세요, [보낸사람:] 독자들에게 뉴스레터 <요기레터>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소라: 안녕하세요, 배달 플랫폼 요기요의 김소라입니다. <요기레터>는 격주 수요일 발송하는 뉴스레터로, ‘요기요의 푸드 탐험’이 주된 콘텐츠예요. 음식이 만들어지는 현장을 방문하는 콘셉트라 주로 공장과 농장, 키친, 그리고 연구소까지 방문하고 있어요. <요기레터>가 탄생한 지 1년이 조금 넘었네요.

찬용: 반갑습니다. 프리랜스 에디터이자 <요기레터>의 제작 실무를 총괄하는 박찬용입니다. ‘식품 생산의 현장에 직접 가서 본 걸 전한다’가 저희의 모토이고요. 요기요에서 섭외 및 발행을 진행해 주시고, 저는 원고 작성과 촬영 진행, 사진가와의 소통을 맡아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2주에 한 번 함께 취재를 가고 있어요.

<요기레터>를 발행하고 있는 박찬용 에디터와 김소라 마케터 (왼쪽부터)

일종의 르포르타주네요, 구독자는 주로 어떤 분들이세요?

소라: 데이터를 보고 짐작해 볼 뿐인데요. 25세에서 34세 사이의 읽는 걸 좋아하는 직장인이 많다고 추정하고 있어요.

메일함을 찾아보니 작년 이맘때부터 발행했더라고요, 요기요가 뉴스레터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소라: 2020년에 BI(Brand Identity), CI(Corporate Identity)를 리뉴얼하면서 브랜드를 뜯어볼 기회가 있었거든요. 그때 요기요라는 브랜드가 대중 미디어를 즐겨보지 않는 2030에게 존재감이 적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새로운 포맷을 통해 TV, 옥외광고로 닿는 사람들 외에 더 다양한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싶었어요. 2030 세대가 대중 미디어, 콘텐츠를 안 본다는 것은 기존의 방식으로는 설득이 어렵다는 뜻이니까요.

박찬용 에디터님이 파트너로 함께 하고 계시는데요, 뉴스레터를 시작하기로 결정하고 섭외하신 건가요?

소라: 뉴스레터 포맷을 확정하기 이전에도 텍스트를 선호했어요. 영상이 꼭 안된다는 건 아니고, 일반적으로 영상이 조금 더 대중적인 경향이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저희는 텍스트 기반에 차별화된 콘텐츠로 전개하고 싶었거든요. 이런 생각을 바탕으로 찬용 에디터님과 기획 과정에서 뉴스레터라는 매체를 선택하게 되었어요.

찬용: 저 스스로를 정지 화면 에디터, 즉 정지 화면을 구성하고 편집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텍스트와 사진이 영상보다 파급력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실무적으로 제작비가 덜 들고 난이도도 낮다는 것을 강조했어요.

탐험 일지라는 <요기레터>의 구성과 방향성은 어떻게 잡게 되셨나요?

찬용: ‘결과물이 다르려면 인풋이 달라야 한다는 게 기본이다’, 그리고 ‘인풋이 다르려면 다른 현장에 가야 한다’의 사고 흐름이었어요. 요기요가 직접 식품을 만들지는 않지만 만들어진 식품을 중개하는 플랫폼이니까 가장 앞단의 ‘식품이 만들어지는 단계’를 보여주면 어떨까 제안했어요. 요기요 측에서도 동의해 주셨고요.

에디터 입장에서 하나 더 첨언하자면, 기존에 일했던 매체들이 호텔, 파인 다이닝, 고가품 등을 주로 다루면서 물건의 디테일을 보여주는 브랜딩 문법에 익숙했어요. 명품 시계를 만드는 장인을 조명하듯이요. 식품 역시 디테일을 보여주는 게 사람들에게도 신선하고 의미 있는 정보일 거라는 확신이 있었어요. 이 콘텐츠를 가장 쉽고 와닿게 만들 수 있는 워딩이 뭘까 소라님과 함께 고민했어요.

<요기레터>의 제작 실무를 총괄하고 있는 박찬용 에디터

소라: 에디터님은 처음에 이걸 탐험이라고 할 수 있냐, 탐구로 해야 하나(웃음) 고심했는데, 현장에 가야 한다는 방향성은 잡힌 거니 진행하면서 결정하기로 했고 결국 탐험으로 콘텐츠를 시작했어요.

처음 뉴스레터 구독자는 어떻게 모으셨어요?

소라: 기획에 1년이 걸렸고 앱 가입자 개인 정보와는 별개로 구독자를 새로 모집했어요. 본격적으로 독자를 모은 건 뉴스레터 첫 발행 7일 전부터 요기요 앱에서 공지를 하는 것에 더해 다른 뉴스레터에 가볍게 광고를 집행하는 것이었고요. 본래 뉴스레터를 즐겨보는 사람이 다른 뉴스레터를 볼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해인님이 만드시는 <콘텐츠 로그>에 <요기레터> 론칭 소식을 알렸어요. 스타 에디터이신 찬용님이 공유해 주신 효과도 컸죠. (웃음)

뉴스레터 <콘텐츠 로그>에 광고를 실은 <요기레터>

찬용: 소소하게 저도 뉴스레터를 하고 있어서(웃음) 클라이언트 잡이지만 스스로 의미를 부여해 즐겁게 하고 있어요. 어떤 의무도 없이 자발적으로 알리고 싶었습니다. 잘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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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분야의 프로페셔널이 정예 멤버가 되어 만드는 협업의 결과물”

다른 뉴스레터에 뉴스레터를 홍보했다는 게 정말 재밌어요. 초기 홍보는 스타 에디터 덕분이다까지… 훈훈한데요. 박찬용 에디터님과 포토그래퍼들과의 작업이 <요기레터>를 한층 더 빛내주고 있어요. 구체적으로 어떤 협업 구조로 어떤 프로세스를 거쳐 <요기레터>를 만드시나요?

소라: 한 편의 레터 기준으로 실제 제작에 참여하는 사람은 보통 4명인데요. 에디터 2인(탐험 1, 맛집 1)과 사진가, 그리고 <요기레터> 담당자(저)입니다. 탐험은 에디터, 사진가, 담당자가 함께 떠나고 있어요. 콘텐츠 기획을 사전에 함께 하고 섭외는 요기요에서, 취재 및 원고 작성은 에디터님이. 원고를 받고 나서 간단한 피드백 및 발행, 메타 데이터를 보는 것은 제가 진행하고 있어요.

찬용: 맞습니다. 섭외가 진행되고 나서는 일정을 짜거나 취재 방향을 잡거나 원고 방향을 잡고 작성하는 일, 사진가를 섭외하는 일들을 담당하고 있어요. 포토그래퍼는 현재 네 분과 함께 하고 있어요. 지방 취재가 많다 보니 주제와, 스케줄을 고려해서요. 저와 사진가, 소라님 3명이 취재를 가서 콘텐츠 한 편이 나와요.

<요기레터>를 읽다 보면 어떤 편에서는 면의 요정이 나타나고, 어떤 편에서는 시간대별 기록, 또 ‘미나리의 비즈니스 모델’ 같은 식으로 매번 구성이 달라서 재밌더라고요. 어떤 마음으로 이런 원고를 작성하세요?

면의 요정과 함께 둘러본 음성 풀무원 건면 공장

찬용: 뻔하지 않은데 뜬금없지도 않은 걸 하는 게 콘텐츠 실무자가 고민하는 지점일 거예요. 1년간 24개의 레터가 발행되었는데 요기요에서 취재처의 다양성은 충분히 만들어주었거든요. 저의 몫은 그 안에서 비슷하게 반복된다는 느낌을 안 받게 하는 것이죠. 말씀해 주신 것처럼 다른 가상의 화자가 나와서 말을 하기도 하고, 일종의 비즈니스 리포트처럼도 작성해 봤어요.

<요기레터>는 한 편에 4천 자 정도의 텍스트에, 10장이 넘는 사진으로 긴 호흡의 분량이거든요, 어찌 보면 요즘의 콘텐츠 모델에 역행하는 모델이에요. 이 자체로 실험적이고 과연 누가 끝까지 볼까 궁금했는데 결과적으로 대성공까진 아니더라도 만족스러워요. 아, 원고를 작성할 땐 모르는 건 쓰지 않고 확실히 조사된 걸 적어요.

발행 과정에서 한 가지 더 질문이 있어요. 포토그래퍼님들의 영역이 건축부터 케이팝까지 무척 다양한데, 디렉션은 어떻게 주세요? 아이스크림이나 라면을 찍어야 할 때 당황하실 수 있잖아요.

찬용: 좋은 질문인데요, 네 분 중 세 분은 다른 매체에서 협업했던 작가님들이에요. 각자 분야의 포트폴리오는 다르지만 ‘다큐멘터리성 롱 피처 촬영’이라는 것에 대한 이해도가 있어서 디렉션을 굳이 드리지 않아요. 각자 뭘 하는지를 알고 있기 때문에 현장에서 ‘이걸 이렇게 찍어주세요’라는 말은 거의 하지 않아요. 가끔 제가 어떤 소재로 이야기를 풀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 때 요청하기는 하고요.

예를 들어, 최용준 실장님은 건축 사진을 촬영하다가 저랑 단행본 작업에서 만나 현장에 같이 나가서 촬영을 해본 건 처음이었는데요. 건축 사진 특유의 시선, 앵글이 정말 감각적이라고 생각했어요. 이걸 식품 공장에 모시고 가서 구현을 하면 분명 멋있을 것이다!라는 확신이 있었어요. 실제로 결과물도, 현장 분위기도 정말 좋았고요.

소라님을 주축으로 신뢰 기반으로 움직인다는 인상이 들어요. 두 분은 원래 아는 사이셨어요?

소라: 원래 에디터님 글을 좋아했었는데, 함께 일은 해본 것은 처음이었어요. 치열한 비딩 속 함께 하게 되었답니다. 내부에서 처음 6개월은 테스트로 해보자는 의견이 있었는데 다행히 긍정적인 효과가 측정되어 지속하고 있어요.

찬용: <요기레터> 만드는 과정에서 소라님이 중심을 잡고 계시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 많죠. 초반의 새로운 콘텐츠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내부 설득으로 연결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신뢰가 생겼어요.

이렇게 공들여 만든 콘텐츠로 강남역 무인양품에서 전시 食品工場(식품공장)을 열기도 했죠. 무인양품과의 협업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궁금합니다.

지난 1월, 무인양품 강남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식품공장’을 주제로 열린 전시

찬용: 저는 디지털과 종이 매체가 좋고 나쁨을 떠나서 각자의 특징이 있다고 생각해요. 가령 뉴스레터에 들어가는 사진이랑 글자가 여러 곳에 패키지로 쓰일 수 있는 재료이고, 뉴스레터는 그 방법론의 하나인 것이죠.

웹 매체의 직접적인 한계는 그저 ‘디스플레이 사이즈’인 거예요. 그래서 아주 단순하게 이 좋은 사진을 독자들에게 큼직한 디스플레이로 보여주자는 마음으로 사진전을 기획했어요. 마침 무인양품의 공간과 타이밍이 잘 맞았고요. 요기요 입장에서도 온라인 플랫폼 회사의 존재감을 오프라인으로 알리는 것의 의미를 설명드리고 약간의 예산을 할애 받아서 진행했어요.

MUJI 강남점이 의미 있는 식재료들도 팔고 있어 더 잘 어울렸어요. 여담이지만 저 전시 가서 인증샷 이벤트 당첨되어 요기요 2만 원권으로 타코도 사 먹었어요. 세련된 브랜드 경험에 정말 감탄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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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화면 속 뉴스레터에서 손에 잡히는 제작물로, 더 크고 아름답게 볼 수 있는 전시로 확장할 수 있어요”

<요기레터>를 발행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피드백이 있나요?

찬용: 재미가 없다는 말도 저에겐 엄청 의미 있어요. 왜냐하면 봤다는 얘기니까. 봐야지 재미가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있잖아요. 코멘트가 온다는 자체가 감동입니다.

소라: 뉴스레터를 생각보다 자세히 봐주는 분들이 많아요. 하루는 어떤 개발자분이 다크 모드로 <요기레터>를 읽을 때 불편한 점을 요목조목 알려주셔서 개선할 수 있었어요. 오래오래 해달라는 코멘트가 가장 기쁘고요.

취재를 하며 재밌는 에피소드도 많을 것 같아요.

소라: 20개의 삼각김밥을 비교해서 리뷰했던 편이 떠올라요. 조율했던 취재처가 오미크론으로 취소되어 부랴부랴 새로운 콘텐츠를 시도했어요. 삼각김밥을 다루는 것이 과연 괜찮을까? 걱정했어요.

찬용: 우리의 일상 근처에서 쉽게 구할 수 있고, 보는 재미가 있고, 은근히 진지한 관심을 덜 받는 게 뭐가 있을까 고민하다가 정했어요. 처음에는 구성원 모두가 삼각김밥 콘텐츠에 갸우뚱했지만, 결과적으로 반응이 좋았어요.

매번 탐험 난이도를 보는 것도 재밌더라고요, 공장을 취재할 때 어려웠던 점은 없나요?

찬용: 공장에 도착하면 오전 조업, 오후 조업이 달라서 하이라이트 조업은 미처 담지 못할 때가 있어요. 정교한 작업은 오전에 끝내고 오후에는 잔잔한 작업이 남으면 촬영을 진행하는 입장에서는 아쉬울 때가 있어요. 물리적으로 거리가 있다 보니 어쩔 수 없는 부분이죠.

소라: 탐험 난이도가 높았던 곳은 햇반 공장이에요. 협의가 길었고, 코로나로 계속 연기됐었어요. 들어갈 때 옷을 가장 많이 입었던 곳이기도 해요. <요기레터>를 보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모든 공장이 위생을 정말 철저히 하거든요.

탐험 일지가 메인 메뉴라면 뉴스레터 끝에 덧붙이는 맛집 소개 콘텐츠가 후식처럼 느껴져요. 래퍼 릴보이의 맛집을 알게 되다니 흥미로웠어요. 뉴스레터의 구성, 방향성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면 나눠주세요.

소라: 초반부터 6개월까지는 담당자의 맛집 코너로 운영하다가 최근부터 사람들이 조금 더 좋아할 만한 분들의 맛집 소개로 바꾸었어요. 맛집 코너도 담당하는 에디터 분이 따로 있어 다양한 시도를 함께 하고 있어요. 아이스크림 편에서는 사진을 활용해 여름 맞이 휴대폰 배경화면을 공유하기도 했었죠.

<요기레터>에서 공유한 아이스바 배경화면

처음부터 뉴스레터 전반의 레이아웃을 잡고 가고 싶었지만 회사 내에서 뉴스레터는 큰 프로젝트가 아니라 디자인에 시간을 더 쓰기가 어려웠어요. 다행히 시간이 지나고 어느 정도 성과가 나면서 썸네일과 레이아웃을 한 번 업데이트했고 훨씬 좋아졌고요. 점점 더 고도화하고 싶어요.

이런 무해한 야심을 널리 알리겠습니다. (웃음) 처음 기획할 때로 돌아가서, 스티비를 사용해 뉴스레터를 보내기로 결정한 이유가 있나요?

소라: 한국 기업에서 하는 서비스이므로 무슨 일이 있을 때 대응을 잘 해주실 것 같았어요. 실제로도 그랬고요. 처음 뉴스레터를 시작할 때 신경 써야 할 개인 정보나 광고 동의 같은 정책 관련해서도 스티비에서 도와주셨어요. 휴먼 터치와 빠른 대응, 스티비 말고는 대안이 없었어요. (웃음)

찬용: <요기레터> 경험을 토대로 저도 스티비를 사용해 개인 뉴스레터를 시작했어요.

소라님은 뉴스레터 발행 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표는 뭔가요?

소라: 음.. 오픈율? 그리고 기기 정보요. <요기레터>는 데스크톱으로 보는 분들이 많은 편이에요. 그래서 구독자 중 회사원이 많은가 예측했어요. 모두 파악되지는 않지만 구독 폼 URL 그룹 파라미터 기능¹⁾을 활용해 유입 경로도 많이 참고하고 있어요.

¹⁾URL 그룹 파라미터를 활용하면 구독 경로별 구독자를 그룹으로 자동 분류할 수 있다.

구독자의 데이터를 꼼꼼히 분석하시는 편인가요? 모든 <요기레터>를 전부 열람한 구독자에게 감사 메일과 선물을 보내주신 것에 감동했어요. 내 마음을 알아주다니... 하고요.

소라: 으하하 그랬나요? 데이터를 보면 매번 모든 호를 읽어주시는 분들, 오픈율이 100%인 분들이 생각보다 많은 거예요. 신규 구독자에 집중하는 만큼 기존 구독자분들에도 신경 쓰고 싶었어요. 어느 날 충동적으로 만들어둔 엽서북(비매품)을 보냈는데 반응이 뜨거웠어요. 인스타그램에서 태그와 함께 언급해 주는 분들도 계셨고요.

요기요의 서비스 성격상 팬덤 베이스의 마케팅을 진행하지 않는데, 이때 <요기레터>를 태그하며 사랑한다는 댓글이 달려서 깜짝 놀랐어요. 뉴스레터를 통해 좀 더 프라이빗하고, 긴 호흡으로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찡하고 감동적인 순간이었어요.

<요기레터>를 통해 구독자들과 긴 호흡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김소라 마케터

찬용: 꾸준히 발행해온 <요기레터> 콘텐츠가 전시도 되고, 엽서북도 된 거죠. 손에 잡히는 출판물로 만들어지니 소소한 마케팅으로 연결할 수 있었어요. 밀가루 반죽이 식빵도 되고 케이크도 될 수 있듯이 뉴스레터도 다양한 방식과 형태의 콘텐츠로 변주될 수 있어서 매력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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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사람들은 긴 글을 안 읽는다는 말을 믿지 않아요”

<요기레터>가 새롭게 준비하고 있는 것이 있는지(전시, 출판 등) 향후 계획에 대해서 알고 싶어요.

찬용: 이 인터뷰가 발행될 즘엔 진행하고 있을 텐데요. 8월 21일까지 서촌 므스크샵에서 <요기레터>에 함께 참여하고 있는 표기식 작가와 작업한 사진을 활용해 <BREAD & BERRY> 전시를 해요. 엽서, 티셔츠, 볼캡 등도 만들었어요.

또 한 번 뉴스레터라는 무형의 콘텐츠가 물리적인 세계에서 상품이 되는 기획인 셈이죠. 이번 전시에는 사진도 판매해 보려고 해요. 함께한 크리에이터들이 성취감을 느끼길 바라요. 적게나마 판매 수익도 드릴 수 있으면 좋고요.

표기식 작가와 함께하는 BREAD & BERRY 사진전

소라: 아직 공개할 수는 없지만, 올해 중 전시 외에 다른 형태의 콘텐츠도 준비하고 있으니 <요기레터>의 행보를 지켜봐 주세요!

마지막으로 뉴스레터 시작을 고민하는 분들께 하고 싶은 말을 나눠주세요.

찬용: 출판 업계에서 습관처럼 하는 말이 있어요. “사람들은 긴 글을 읽지 않는다”, “종이책은 미래가 없다” 등 저는 언젠가부터 그 말을 안 믿게 됐어요. 독자를 기만하는 것이라고도 생각해요. 객관적으로 한국의 교육 수준, 경제 규모에서 콘텐츠를 소비하는 독자들이 4천 자 정도 분량의 원고를 읽지 못한다고 가정하면 좋은 콘텐츠를 만들기 어려워요. 시대에 부응하지 않는 콘텐츠를 만들 순 없으니까요.

그래서 <요기레터>는 제 커리어에서도 나름대로 의미가 있는 도전이자 시도예요. 텍스트를 생산하는 사람이라면 뉴스레터를 안 할 이유가 없어요. 뉴스레터를 만들며 교훈도, 기회도 많이 얻었거든요. 개인 뉴스레터인 <앤초비 북클럽>을 만들면서도 여러 번 체감해요.

소라: 계속 나온 비유지만, 뉴스레터는 재료를 만들기 좋은 시작이에요. 유튜브는 바로 진입하기 어렵잖아요. 요기요도 전시부터 하려면 어려웠을 텐데 콘텐츠가 쌓여 있으니 연결할 수 있었던 거죠.

로컬스티치 크리에이터타운에서 이야기를 들려준 박찬용 에디터와 김소라 마케터 (왼쪽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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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마치며

영리 목적의 콘텐츠를 생산하거나 기획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라면 ‘뻔하지 않은데 뜬금없지도 않은’이 얼마나 어려운 주문인지 공감할 겁니다. <요기레터>는 조급해하지 않고 스스로의 방향과 속도대로 능숙하게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비대면이 일상이 된 때에 전국 곳곳의 농장 혹은 공장, 연구소나 키친을 부지런히 찾아가 취재하다니요. 수요일마다 메일을 열면 수준 높은 르포르타주 보고서를 받아보는 기분이 듭니다. 공정을 보고 먹는 음식은 안심도 되고 맛을 한층 더 음미하게도 도와주고요.

작게 시작했던 <요기레터>는 1년 만에 잠재 고객들과 의미 있는 유대감을 쌓았습니다. 특히 아래 세 접근 방식이 인상적이었어요.

· 신뢰를 기반으로 탁월한 결과물을 만드는 협업
· 출판물, 전시, 굿즈까지 확장하는 뉴스레터
· 트렌드를 좇지 않고 본질에 집중하는 장인 정신

긴 호흡의 뉴스레터를 준비 중이라면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좋은 이야기를 사랑하는 독자들은 여전히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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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 | 로컬스티치 크리에이터타운
사진 | 포토그래퍼 전예슬
인터뷰 | 에디터 손꼽힌, 스티비 마케팅 팀(룰, 세솔)

편집 | 스티비 마케터 세솔
메인 이미지 | 스티비 디자이너 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