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뉴스레터 담당자들의 비하인드 토크
고객에게 다가가는 이메일을 보내기까지
많은 브랜드가 고객과 보다 깊은 관계를 형성하는 수단으로 뉴스레터를 선택하고 있는데요. 그렇다면 실제로 브랜드는 어떤 관점과 고민을 가지고 고객에게 다가가는 뉴스레터를 보내고 있을까요?
지난 5월, 이메일로 고객과 좋은 관계를 쌓고 있는 브랜드를 모시고 이메일 마케팅에 대한 경험과 노하우를 나누는 자리를 가졌습니다. 다양한 선택권을 위한 대안 속옷을 만드는 리무브, 슈즈 큐레이션 브랜드 사뿐, 일상을 풍성하게 하는 실내복을 만드는 조스라운지까지 세 브랜드의 뉴스레터 담당자분들이 이야기를 나눠주셨는데요. 뉴스레터로 고객과 가까워지는 방법을 고민하는 분들에게 좋은 힌트가 될 수 있기를 바라며, 생생했던 현장을 정리해 공유합니다.
패널
- 리무브 | 권혜영 마케팅팀 팀장(이하 혜영), 박세림 마케터(이하 세림)
- 사뿐 | 조아람 마케팅팀 시니어 매니저(이하 아람)
- 조스라운지 | 유성범 매니저(이하 성범), 김재량 웹디자이너(이하 재량)
리무브는 4년째 뉴스레터를 발행하고 계시고, 사뿐과 조스라운지도 뉴스레터로 브랜드와 제품 이야기를 전하고 계시죠. 첫 뉴스레터를 준비하고 발행했던 순간을 기억하시나요?
혜영(리무브): 사실 오래돼서 잘 기억이 안 나긴 하는데요. (웃음) 하지만 돌이켜 보면 뉴스레터 콘텐츠를 계속 확인하고 또 했던 것 같아요. 오탈자가 있지는 않나, 아니면 맥락에 어긋나는 내용은 없을까 조마조마하면서요.
아람(사뿐): 저는 처음 뉴스레터를 기획했던 때가 떠올라요. 어떻게 하면 사뿐이 고객에게 말을 걸며 다가갈 수 있을지 팀원들과 치열하게 고민하고 논의하며 준비했거든요. 아, 그리고 이사님께 뉴스레터 기획안을 보고 하는 자리가 떨렸던 것도 기억나고요.
재량(조스라운지): 저희는 고객 설문에서 첫 뉴스레터의 소재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었어요. 설문에서 사이즈 관련한 문의가 많았거든요. 그럼 우리가 사이즈에 대한 뉴스레터를 보내보는 건 어떨지 이야기했던 것이 시작이었죠. 파자마 사이즈 실착 사진을 촬영하느라 모든 팀원부터 대표님까지 동원하며 준비했던 게 떠오릅니다.
그만큼 많은 심혈을 기울이기 때문에 풍부한 뉴스레터가 나올 수 있는 것 같아요. 자연스럽게 하나의 뉴스레터를 준비하는 데 소요되는 평균적인 제작 시간과 과정도 궁금해져요.
세림(리무브): 저희는 비교적 오래 걸리는 편이에요. 뉴스레터 발행 주기가 한 달이다 보니 풍부하게 담고 싶기도 해서 내용을 많이 준비해요. 여성 관련 기사나 콘텐츠를 추천드리기도 하는데요. 평소에 리무브의 구성원들이 눈여겨봤던 콘텐츠 중에서 선정하는 편이라, 콘텐츠를 충분히 쌓고 발행하기까지 한 달가량 준비 기간을 갖고 있습니다.
아람(사뿐): 프로모션 소식을 중심으로 이메일을 보낼 때는 내용이 정해지면 해당 내용을 템플릿에 맞춰 이미지 작업을 하고, 그다음에 마케터가 추천하는 상품을 정하는 과정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모든 과정이 일주일 안에 이루어질 수 있도록 리소스를 관리하고 있습니다.
사뿐은 국내뿐만 아니라 일본의 고객들을 대상으로 뉴스레터를 발송하고 있다고 하셨죠. 뉴스레터에 있어 각 나라의 고객들은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해요.
아람(사뿐): 말씀하신 것처럼 사뿐은 일본의 고객분들을 대상으로도 뉴스레터를 보내고 있는데요. 가장 인상적인 점은 오픈율이에요. 일본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뉴스레터의 오픈율은 50~60%로 상당히 높은 편이거든요. 물론 국내 고객과 일본 고객의 모수가 차이 나기 때문에 일반화하기는 어렵겠지만, 일본은 메일을 많이 보는 문화권이라는 점이 체감되었죠.
확실히 뉴스레터를 보내면서 얻게 되는 인사이트도 많을 것 같아요. 조스라운지는 뉴스레터를 시작하기 전에 다른 브랜드가 보내는 뉴스레터를 스터디하셨다고 들었어요.
성범(조스라운지): 맞아요. 뉴스레터를 시작하기 전에 다른 브랜드는 어떻게 보내고 있는지 레퍼런스를 모아서 쭉 살펴봤어요. 그때 느낀 점은 해외의 브랜드가 보내는 뉴스레터는 시각적으로 직관적인 레이아웃을 활용한다는 거였어요. 예를 들어, 이미지 하나에 할인률이나 가격 같은 숫자, CTA 버튼만 구성해서요. 품이 크게 들지 않는 이메일 제작 방식인 것 같아 저희도 시도하기 시작했죠.
최근 뉴스레터 안에서 시도하고 있는 부분이 있으시다면요?
성범(조스라운지): 저희는 처음엔 긴 호흡의 브랜드 콘텐츠만 발행하다, 최근에는 제품에 대한 프로모션 이메일도 균형 있게 가져가려 하고 있어요. 이 경우에도 다른 브랜드의 뉴스레터를 공부한 것이 도움이 됐는데요. 외국 브랜드들은 뉴스레터를 거의 매일 보내더라고요. 그 과정에서 브랜드가 자연스럽게 노출되고 인식되는 것 같아요.
조스라운지의 경우, 파자마 브랜드가 시중에 많지 않다 보니 고객에게 잘 인식되는 게 중요하거든요. 때문에 해당 이메일 자체의 성과가 높지 않더라도 고객이 파자마 제품을 고민하는 순간에 저희 브랜드를 떠올리고 고려할 수 있다면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아람(사뿐): 사뿐은 우리 브랜드에 관심이 있고 반응을 해주실 수 있는 고객을 찾는 것에 대한 고민이 늘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VVIP 중에서도 조금 더 자주 방문해 주시는 분들을 타깃으로 세팅해서 테스트도 해봤어요. 실제로도 전환이 높은 편인 것 같고요.
혜영(리무브): 저희는 고객 분들이 리무브를 조금 더 친밀하게 느끼실 수 있도록 최근에 <리무브 레터>를 <리무브 bg.>로 개편했는데요. ‘리무브의 백그라운드 이야기’를 전한다는 의미로, 리무브 팀의 소소한 이야기와 제품 개발 스토리를 전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어요.
말씀하신 것처럼 세 브랜드 모두 발행하시는 뉴스레터들을 보면 내용이 정말 다채로워요. 브랜드의 이야기를 잘 전달하기 위해 특별히 신경 쓰거나 고민하는 부분도 있을 텐데요.
아람(사뿐): 사뿐은 슈즈 큐레이션 브랜드다 보니 제품을 어떻게 소개해 드리면 좋을지 고민하는데요. 저희는 슈즈를 오래 다룬 브랜드라서 고객 분들이 작성해 주신 누적 리뷰가 많은 편이에요. 아무래도 온라인에서 신발을 살 때는 누군가의 리뷰를 참고하게 되잖아요. 그래서 저희 브랜드의 특장점을 살려 콘텐츠로 활용해 리뷰 콘텐츠를 발행하기도 했죠.
성범(조스라운지): 조스라운지가 특히 신경 쓰는 부분은 너무 자극적이지 않도록 하는 것이에요. 저희는 뉴스레터를 통해 브랜드의 이야기가 쌓여가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데요. 때문에 예전의 콘텐츠를 다시 꺼내 보았을 때 다소 불편하거나 자극적인 느낌을 주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편입니다.
혜영(리무브): 저희는 구독자가 뉴스레터를 다 읽고 났을 때 리무브에 대해 어떤 인상을 가질 것인가에 집중하는 편이에요. 리무브가 ‘여성을 사랑하는 브랜드’로 기억에 남기를 바라거든요. 여성에게 진심을 다해 집중하고 있다는 것을 고객들이 느끼실 수 있도록 다양한 콘텐츠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리무브가 전하는 진심에 구독자들은 어떻게 응답을 보내오나요?
혜영(리무브): 저희 고객분들은 되게 수줍은 편인데요. 그렇지만 가끔 피드백을 남길 때는 정성스럽게 남겨주세요. 데이터를 보면 구독자분들이 꾸준히 뉴스레터를 오픈하고 계시는 것을 확인하기도 하고요. 그럴 때 확실히 우리가 전달하고 있는 메시지를 고객 분들이 좋아해 주시고, 소통도 잘 이루어지고 있구나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당장 반응을 기대하기 어렵더라도 알아주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분들을 위해 계속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죠.
고객과 가까워지기 위해 브랜드의 이야기를 전하는 수단으로써 뉴스레터가 가지는 의미 혹은 역할이 있을까요?
세림(리무브): 뉴스레터를 보는 구독자분들은 주체적인 것 같아요. 뉴스레터를 보는 행위 자체가 구독자의 주체적인 의지가 담겨있다고 생각해요. 뉴스레터를 읽기 위해 구독도 직접 해야 하고 주기적으로 뉴스레터도 클릭해서 읽어야 하죠. 때문에 뉴스레터는 브랜드를 알고 싶고, 브랜드와 소통하고 싶은 고객과 이야기할 수 있는 수단으로써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요.
아람(사뿐): 맞아요. 저희도 사뿐의 이야기를 고객에게 어떻게 잘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데요. 확실히 뉴스레터에는 브랜드를 좋아하고, 알고 싶어 하는 고객이 모이는 것 같아요. 그래서 더 잘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고요.
성범(조스라운지): 저는 ‘뉴스레터를 보내는 브랜드’라는 것 자체가 그 브랜드를 정의할 수 있는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차곡히 쌓인 브랜드의 이야기가 결국 브랜드가 가진 힘이 되고 고객이 우리를 선택하게 하는 요인이 되는 것 같아요. 저희는 뉴스레터를 긴 호흡으로 저희 홈페이지에 아카이빙 한다는 생각으로 하고 있거든요. 5년이 지나고 보면 우리 브랜드가 풍성해져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요. 그 과정 가운데 뉴스레터가 다리 역할을 해주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고요.
모두 좋은 이야기 나눠주셔서 감사해요. 자리를 마무리하며, 오늘 자리에 오신 소감을 들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재량(조스라운지): 다른 브랜드는 어떤 접근 방식으로 뉴스레터를 만들고 있는지 궁금했는데요. 오늘 서로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저희가 지금 가지고 있는 고민을 이미 지나온 브랜드도 있어서 노하우를 얻어갈 수도 있었고요.
혜영(리무브): 사실 뉴스레터를 발행하는 게 때로는 고독한 면도 있는 것 같아요. 저희가 전문적으로 글을 쓰는 사람이 아니다 보니 쉽지 않기도 하고요. 그런데 이렇게 이야기를 나눠보니 동지애도 느껴지고, 계속하다 보면 고객에게 우리가 하는 이야기가 전달될 수 있겠다는 확신도 생겼던 것 같아요.
아람(사뿐): 저는 뉴스레터를 잘 발행하고 있는 브랜드들을 만나서 뉴스레터에 대한 확신과 자신감을 또 한 번 얻게 된 것 같아 좋았어요. 앞서 이야기 나온 것처럼 뉴스레터를 발행할 때 고독하기도 하고 막연함도 조금은 있었는데, 많은 부분 해소되는 자리였어요. 이제 어디선가 리무브랑 조스라운지를 만나면 반가울 것 같습니다.
글, 편집 | 스티비 이산하
사진, 메인 이미지 | 스티비 이미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