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레터 구독 비즈니스가 주목받는 이유
뉴스레터 구독 비즈니스는 어떻게 다시 전성기를 맞게 되었을까?
뉴스레터 구독 비즈니스는 어떻게 다시 전성기를 맞게 되었을까?
모바일 디바이스와 소셜 미디어 트렌드가 휩쓸고 간 자리, 뉴스레터가 다시 주목받았습니다. 해외에서는 2010년대 초반부터 뉴스레터가 마케팅 도구 및 커뮤니티 빌딩의 기반으로서 눈에 띄게 역할을 하기 시작했고, 2016년과 2017년 사이에는 완전히 자리를 잡았습니다. 2012년 창업한 더스킴(theSkimm)과 2016년 시작한 모닝브루(Morning Brew)등이 대표적인 뉴스레터입니다. 2017년에는 콘텐츠 뉴스레터 플랫폼이자 툴 제작 서비스인 서브스택(Substack)이 등장해서 기대감을 더했습니다.
국내에서는 뉴닉(NEWNEEK)이 서비스를 시작한 2018년쯤 뉴스레터가 눈길을 끌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이후 국내에서도 서서히 뉴스레터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매김했고, 스티비가 이메일 마케팅 솔루션 회사로서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사실 스티비는 이보다 몇 걸음 앞서 2015년부터 이메일 에디터 서비스를 시작했고요.
이렇게 뉴스레터 자체가 다시 한번 전성시대를 맞은 것도 얼마 되지 않았는데 지금은 뉴스레터 유료화가 화두입니다. 이 흐름을 완벽하게는 아니지만 한 번쯤 짚고 넘어가 보고자 합니다. 크게 세 가지 요소가 톱니바퀴처럼 맞물리며 뉴스레터 유료화가 주목받고 있다고 봅니다. 첫째 기존 미디어와 소셜 미디어의 고전, 둘째 구독 모델의 정착, 셋째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의 급부상입니다.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1.전통 미디어와 소셜 미디어의 고전
뉴스레터는 정보를 담아 보내는 이메일로써 전통 미디어 및 소셜 미디어의 성격을 모두 지녔습니다. 그래서 비교하게 될 수밖에 없는데요. 디지털 전환을 해야 하는 기존 미디어와, 디지털 환경에서 부정적인 결과를 낸 소셜 미디어는 한계를 보이고 있습니다. 뉴스레터는 다른 모델로 대안을 제시하고 있고요. 이를 운영 측면과 콘텐츠 측면에서 살펴봤습니다.
운영 측면에서 기존 언론사, 미디어는 여전히 인쇄 또는 방송 영업 자원에 의존해 기사를 포함한 디지털 콘텐츠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독자 기반이 인쇄 또는 방송 분야에 있기 때문이지만, 온라인이 더 익숙해질 독자들을 공략하려면 디지털 전략만을 위한 자원 투자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뉴욕타임즈, 워싱턴포스트 등 거대 미디어조차 조급해하며 엄청난 인력과 시간을 들였습니다.
반면 뉴스레터는 디지털 전환 비용이 없었습니다. 대신 더 나은 뉴스레터 제작 환경을 제공하는 솔루션 또는 더 많은 구독자가 접근하는 데 도움이 되는 솔루션을 개발하는 기업들이 생겼습니다.
콘텐츠 측면에서 기존 언론사, 소셜 미디어는 독자의 니즈를 충분히 만족시켜주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이는 비즈니스 모델과 연결됩니다. 디지털 콘텐츠를 수익화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모델인 광고 모델이 결과적으로는 전반적인 콘텐츠의 품질을 떨어뜨렸습니다. 뉴스레터 종합 솔루션 기업 서브스택의 크리스 베스트 CEO의 말을 빌리면 ‘콘텐츠 공장’이 되었습니다. 광고 조회 수만을 중시해서 낚시성 기사, 허위 정보, 자극적 아티클 등을 지나치게 많이 발행하는 미디어를 공장에 비유한 표현입니다.
미국의 유료 뉴스레터 모닝브루의 알렉스 리버만 CEO 역시 기존 미디어의 기사를 비판했습니다. 그는 “금융 종사자들도 월스트리트저널을 보기는 하는데 그저 현황에 빠삭해 보이려는 것뿐, 전체 내용을 다 읽을 시간이 없습니다. 재미도 없고요. 그게 아쉬워서 직접 비즈니스 아티클을 써서 뉴스레터를 보내기 시작했습니다”라고 창업 배경을 설명했어요.
기존 미디어와 소셜 미디어가 이렇게 운영 및 콘텐츠 측면에서 고전하는 사이 뉴스레터 유료화가 서서히, 자연스럽게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구독 모델의 정착’입니다.
2. 구독 모델의 정착
정확히 말하면 디지털 구독 모델의 정착일 것입니다. 원래도 소비자들은 잡지, 신문 또는 렌털 서비스를 정기적으로 구독했습니다. 그러나 디지털 콘텐츠와 멤버십 서비스, 소프트웨어 등 눈에 보이지 않는 제품에 매달 돈을 지불하는 건 새롭습니다. 불과 몇 년 사이의 변화였어요.
넷플릭스(Netflix)와 스포티파이(Spotify)가 이 변화의 중심에 있습니다. 두 회사는 2007년부터 2008년 사이 콘텐츠 스트리밍 월 정액 구독 서비스를 시작해서 올해까지 14년 동안 자리를 잡아 왔습니다. 그동안 소비자 행동을 바꾸어 디지털 구독 모델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겁니다. 이는 전체 콘텐츠 업계에 고무적인 현상이었습니다. 광고 모델이 아닌 수익 모델의 가능성을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가능성에 힘입어 아티클 구독 모델도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그중 뉴스레터 생태계에서 서브스택이 혜성처럼 등장했습니다. 뉴스레터 및 콘텐츠 제작 툴 구독 서비스를 통해, 크리에이터는 구독자를 파악하고 구독자는 원하는 콘텐츠 및 크리에이터와 관계를 맺으며 수익을 창출한다는 미션을 내세웠습니다. 서브스택은 미국의 유명 액셀러레이터인 와이콤비네이터(YC)와 벤처캐피털인 a16z로부터 투자를 받아서 가능성을 어느 정도 입증했습니다.
크리스 베스트 CEO는 각국 GDP에 비해 문화산업의 구독 시장이 아직 작고, 그래서 뉴스레터 유료화 모델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합니다. 나아가 디지털 콘텐츠 업계에서 구독 모델이 광고 모델을 어디까지 대체할 수 있을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는데요. 최근 핫한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도 구독 모델과 뉴스레터 유료화 트렌드에 힘을 실어주고 있습니다.
3.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의 급부상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는 뉴스레터를 포함한 모든 종류의 콘텐츠 크리에이터, 그리고 콘텐츠 제작을 위한 툴 회사들까지를 포괄하는 생태계를 말합니다.
콘텐츠 소비자들은 기존 미디어와 소셜 미디어에 실망하고 구독 모델에 익숙해지면서 더 현명해졌습니다. 본인이 원하는 콘텐츠가 무엇인지 알뿐더러 광고도 다 같은 광고가 아니라, 나에게 필요한 정보가 담긴 광고가 있다는 사실을 구별합니다. 따라서 콘텐츠 생산자를 향한 신뢰를 필요로 하게 됐습니다.
장기적으로 신뢰와 관계는 필요충분조건 일 텐데요. 뉴스레터는 신뢰와 관계에서 생기는 가치를 기반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게 만드는 효과적인 솔루션입니다. 그 이유는 뉴스레터가 사실 1:다 커뮤니케이션이지만, 1:1 소통과 비슷한 친밀감을 형성하며 관계를 지향하고 개인의 취향을 충족시키는 디지털 콘텐츠 트렌드에 적합하기 때문입니다. 이 트렌드는 별안간 도래한 것이 아니라 기존 소셜 미디어에서도 개인화 알고리즘으로 충족시키려 했던 콘텐츠 소비자의 니즈였습니다.
개인의 취향을 충족시키는 콘텐츠는 니치(niche)합니다. 크리에이터 플랫폼 패트리온(Patreon) 창업자 샘 얌은 “구독을 한다는 것은 ‘이 크리에이터가 정말 좋아서, 이 사람이 독립적으로 건강하고 활발하게 창작활동을 하면 좋겠다’는 팬심을 보여줍니다. 그래서 크리에이터는 대상이 없는 콘텐츠를 만들어선 안 되고 팬들에게 확실한 이익을 제공하는 콘텐츠를 만들어야 합니다”라며 니치 콘텐츠의 가치를 설명했어요.
더불어 온라인 IT 미디어 와이어드(WIRED)의 창업자이자 유명 작가인 케빈 켈리는 천 명의 열성 팬이 한 명당 100달러(약 10만 원)를 지불하면 크리에이터가 먹고산다고 했지만 이제는 벤처투자자 리 진의 말처럼 100명의 열성 팬이 한 명당 1,000달러(약 100만 원)을 지불하는 환경이 됐습니다.
뉴스레터는 원하는 사람만 구독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니치 콘텐츠를 제공하는 도구입니다. 서브스택의 경우 구독자 수 기준 TOP 10 작가가 총 1,500만 달러(약 172억 원)의 수익을 낸다고 합니다. 전체 유료 구독자 수는 50만 명을 넘었고요. 앞으로는 중산층 작가를 더 많이 배출하는 것이 목표라고 합니다. 뉴스레터 제작자와 콘텐츠 소비자의 관계를 기반으로 한 비즈니스를 바탕으로 한 경제 단위가 생겼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여기까지 뉴스레터 유료화가 주목받는 거시적인 이유를 살펴봤습니다.
기존 소셜 미디어에서의 부정적인 콘텐츠 소비 경험에 대한 반감과 콘텐츠로 만들어진 관계가 곧 가치가 되는 트렌드가 얽히면서 ‘나에게 유용한 콘텐츠에는 정당한 몫을 지불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됐습니다.
이렇게 큰 흐름 속 아티클 구독 모델, 유료화의 정점에는 뉴스레터가 있습니다. 크리에이터와 구독자가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신뢰로 관계를 다지고, 이를 ‘가치’로, 수익으로 창출해 내는 트렌드를 힘 있게 끌고 갈 수 있는 솔루션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뉴스레터 유료화 트렌드는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흐름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함께 건강한 생태계를 꾸려갈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 참고: <콘텐츠 구독 시대의 뉴스레터>를 꼭 함께 읽어보세요!
글. 메이 (장혜림, 콘텐츠 라이터)
국내외 IT와 관련된 다양한 주제로 글을 쓰고 번역합니다. 호기심이 많아요. 새롭고 재미난 것을 궁금해하고 들여다 봅니다. 그리고 이것을 글로 공유하는 걸 좋아합니다. 자주 조금씩 끊임없이 배우고, 오래 글로 표현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