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낸사람: 이슬아, 매일 보낸 이메일로 기회를 만들다.

“내일도 쓸 거라는 사실을 기억하려고 해요”

보낸사람: 이슬아, 매일 보낸 이메일로 기회를 만들다.

최근 1~2년간 ‘뉴스레터’라는 이름으로 구독 서비스를 시도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이 열풍에 꽤 많은 영향을 미친 사람이 있죠. 2018년, <일간 이슬아>라는 타이틀로 메일링 서비스를 시작한 이슬아 작가입니다. 갓 구운 빵처럼 따끈따끈한 이야기를 메일함으로 보내주는 사람 이슬아를 ‘보낸사람:’의 첫 번째 인터뷰이로 만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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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직거래를 해보기 위해 이메일을 선택했어요”

잠시 2018년으로 시간을 되감아 볼게요. <일간 이슬아>를 시작할 당시에는 이 프로젝트를 어떻게 소개했나요?

사실 처음에는 저도 매니악한 실험 정도로 여겼어요. 유료 콘텐츠는 있었지만, 작가와 직거래 하는 방식은 없었으니까요. 지금 생각해보면 “구독료를 낸 사람에게 매일 한 편씩 제가 쓴 글을 보내드립니다”라고 간단하게 말했던 것 같아요.

‘매일 한 편씩 쓴 글을 보내준다’는 기획은 어떻게 탄생했나요?

초기 아이디어는 동료 만화가 잇선에게서 받았어요. 당시 잇선이 일기를 매일 보내주고 후원을 받는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저는 ‘후원금’이라는 단어를 쓰고 싶지는 않았어요. 뭐랄까, 약간 연민에 기대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오로지 글만 팔고 싶었어요. 글이 재밌으면 돈을 내고, 재미없으면 돈을 내지 않는 거죠. 친절이나 다른 가능성 등 글 이외의 요소는 팔고 싶지 않기도 했고요. 완성도 있는 글 한 편을 책정된 구독료를 받고 파는, 정확히 말하면 ‘콘텐츠 거래’를 하고 싶은 마음에 가까웠어요.

초기 <일간 이슬아> 구독 모집 포스터 (출처)

‘뉴스레터’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은 언제부터 했나요?

솔직히는 올해가 되어서야 ‘내가 보내는 메일이 뉴스레터일 수도 있겠구나’라고 생각했어요. <일간 이슬아>를 시작할 때만 해도 이메일 뉴스레터에 대해 많이 알지 못했기 때문에 단순히 ‘폐쇄적인 연재’ 정도로 여겼거든요. 실은 <일간 이슬아>를 하기 전에는 메일도 잘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처음부터 이메일 뉴스레터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기보단 내 글을 직거래할 수 있는 도구로 이메일을 선택했다는 게 더 맞겠네요.

현재 <일간 이슬아>는 시즌제로 운영되는데, 이 방식으로 정착하기까지 어떤 시행착오를 겪었는지 궁금해요.

처음에는 ‘한 달만 성공하면 되겠지’ 생각했어요. 매일 연재는 정말 힘들었지만, 돈을 받게 되니 무서워서 매일 쓰게 되더라고요(웃음). 사실 돈도 돈이지만 기다려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게 너무 좋았어요. 그 힘을 받아서 바로 둘째 달 연재를 이어갔고, 그렇게 6개월 동안 쉬지 않고 연재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쓰다 보니 응급실에 가게 되더라고요. 매일 쓰는 건 힘들어도 할 수 있는데, 매일 ‘보여주는’ 글을 쓰는 건 또 다른 차원의 일이라고 느꼈죠. 매일 쓴 글이 공개되고, 공개된 글에 대한 피드백을 받다 보니 몸속 장기가 고장나 버리는 것 같았어요. 미래의 수명을 끌어다 쓰는 짓인 것 같다는 생각도 하고. 그래서 시즌2부터는 계간지처럼 일 년에 네 번으로 나누어 연재 신청을 받고 글을 보냈어요. 중간에 쉬는 텀이 생기니 글의 함량이 높아지고, 인터뷰를 준비할 힘도 더 생기더라고요. 올해도 네 시즌을 소화하려고 했는데, 허리 상태가 나빠져서 가을호는 휴재를 하게 됐네요.

연재하지 않는 기간에는 무슨 일을 하나요?

연재하는 동안 미뤄뒀던 일을 처리하느라 바빠요. 옛날에는 일이 없어서 힘들었던 기억이 많았는데요. 지금은 일하는 게 재밌기도 하고, 일이 들어오는 걸 보면 감사하기도 해요. 물론 세상이 너무 빠르게 변화하다 보니 언제까지 일거리가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도 종종 합니다. 물이 들어올 때 노를 저어야 한다는 마음이 생기기도 하고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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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드백에 일희일비 하지 않으려고요”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에 애정이 많아 보여요. 가까이에서 소재를 발견하고 글감으로 발전시키는 일에 익숙한가요?

제가 잘하는 일이면서 동시에 콤플렉스이기도 해요. 주변의 이야기를 재료 삼아 가공해서 쓰는 일은 자주 해본 음식을 하는 것과 비슷하거든요. 손에 잘 익어서 빠르게 할 수 있죠. <일간 이슬아>를 시작한 후 2년 정도는 잘쓰는 글에 집중하는 시기였던 것 같아요. 올해는 여러 시도로 확장하면서 인터뷰도 많이 했고요. 지금은 소설 쓰는 일에 관심이 많아요. 간혹 제가 SF 소설가가 아니라는 사실이 슬퍼질 때가 있어요. 동경하지만 잘하는 일은 아니어서 마음이 괴롭죠.

<일간 이슬아> 2020년 여름호 인터뷰 반응이 좋았던 걸로 기억해요.

수필을 쓰는 저한테 질려버려서 더 전투적으로 인터뷰에 임했어요(웃음). 인터뷰도 잘 쓰고 싶은 장르예요. 인터뷰어가 투명해서 인터뷰이가 잘 드러나는 인터뷰도 좋지만, 제 인터뷰는 인터뷰어가 많이 드러나요. 호불호도 갈리고요. 그래도 인터뷰이와 저의 상호작용이 흥미롭고, 서로 충돌하는 지점을 잘 담고 싶어요. 그다지 중립적이지 않은 인터뷰어인데, 오히려 그 지점을 살리고 있습니다.

인터뷰집 <깨끗한 존경>을 낸 적이 있잖아요. 앞으로도 인터뷰집을 출간할 계획이 있나요?

올해 <일간 이슬아>에서 인터뷰를 워낙 많이 해서요. 이 글을 모아 내년 초에 두 권의 책을 낼 예정입니다. 젊은층의 인터뷰와 중장년층 인터뷰를 따로 묶으려고 하거든요. 중장년층 인터뷰이는 대부분 1950~1960년생인데, 하나도 유명하지 않은 사람들이고 모두 블루칼라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을 것 같아요.

<일간 이슬아> 속 인터뷰 콘텐츠 일부

유명하지 않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인터뷰집으로 출간하는 시도 자체가 의미 있어 보여요. 독자를 더 많이 설득하면서 다가가야 한다는 숙제도 있겠지만요.

아무래도 그렇죠. 예를 들어 뮤지션 황소윤은 이미 좋아하는 사람이 많으니까 읽는 사람도 어느 정도 있을 텐데, 27년간 응급실을 청소해 온 이순덕 여사의 이야기는 제가 성공적으로 전달해야만 독자에게 읽힐 것 같거든요. 어렵지만 해보고 싶은 일이에요. 물론 황소윤 씨도 제가 좋아하고 묻고 싶은 게 많아서 만난 건 맞지만, 이미 마이크를 가진 사람에 가깝잖아요. 그렇지만 이순덕 씨에게는 평생 마이크가 없었죠. 만약 둘 중 하나만 택해야 한다면, 중장년 인터뷰집을 펴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일간 이슬아>를 연재하면서 리프레시나 재충전이 필요할 땐 무엇을 하나요?

좋아하는 작가들의 책을 많이 읽어요. 그런데 그게 또 괴리감을 주기도 하고요. 제가 당장 최선을 다해서 쓴다 해도 갑자기 밀란 쿤데라처럼 쓸 수는 없잖아요. 어떻게 보면 책꽂이와 책상 사이에 늘 괴리감이 있는 거죠. 이젠 그러려니 할 때도 있지만…그래서 오히려 마감이 코앞일 땐 너무 훌륭한 작가들의 글은 읽지 않아요.

오히려 리프레시는 우연한 순간에 찾아와요. 글쓰기는 계단식 성장이라 글이 안 나오고 지지부진하다가도 ‘약간 나아졌다’고 느낄 때가 있어요. 매일 관성에 젖어 그저 그런 글을 쓰는 것 같다가도 어쩌다 한 번씩 이렇게 느낄 때 리프레시가 되는 것 같아요.

구독자들의 피드백이 많이 올 것 같은데, 기억에 남는 피드백은 무엇이었는지 궁금해요.

정말 다양한 피드백이 와요. 칭찬도 욕도 많이 듣는데, 일희일비하지 않으려고 해요. 하나하나 반응하면 글 쓰기 힘들 거라서요. 기억에 남는 피드백도 여럿 있어요. 일단 타지에서 <일간 이슬아>를 받아보는 분들의 이야기가 좋았어요. 아프리카 앙골라에 계시는 독자분, 산타바바라, 쿠바의 어딘가 등등. 외국에 있으면 한국어로 쓰인 글을 충분히 접하기가 어렵잖아요. 또 다양한 노동 현장을 알게 되기도 했어요. 3교대로 일하는 간호사들의 답장도 받고,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답장을 받은 기억도 나요.

아, 씀씀이에 대해서도 알게 됩니다. 이번 여름방학 내내 공장에서 일하고 받은 급여로 치과 치료비를 내고, 남은 만 원으로 <일간 이슬아>를 구독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이렇게 개인적인 이야기를 사연 보내듯 적어주시는 게 저로서도 신기해요. 아름다운 답장을 넘치게 받은 덕분에 간혹 부정적인 피드백을 듣더라도 완충작용이 일어나는 게 아닐까요?

피드백은 보통 어떤 루트로 받나요?

구독 신청을 할 때 ‘하고 싶은 말’ 칸에 쓰는 분들도 있고, 연재 종료하면서 마치는 글을 보내면 회신을 보내는 분들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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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한 매뉴얼에 따라 친절히 답장합니다”

<일간 이슬아>는 유료 뉴스레터라 신경 쓸 부분이 많을 것 같아요. 결제 시스템을 따로 두지 않고 있어서 발생하는 일도 있을 테고요.

사실 구독료를 내지 않아도 누군가에게 공유를 받으면 볼 수 있잖아요. 제가 다 알 수 없는 부분이라 구독자들의 양심에 맡기고 있으니까요. 어떤 분들은 부부인데 각자 구독을 인증한 적도 있었어요. ‘와, 이렇게까지?’ 싶으면서도 한편으론 감사했죠.

또, 어떤 대학생 친구 둘은 한 명이 결제해서 <일간 이슬아>를 함께 보고 있었나 봐요. 한 명이 다른 한 명에게 메일을 전달하는 방식으로요. 그러다 하루는 실수로 저한테 메일을 전달해버린 거예요. 원래

답장을 잘 하지는 않는 편인데, 그땐 보냈어요. “메일을 잘못 전달하신 것 같다. 이번 달에는 두 분 다 사정이 있었을 것 같다. 그리고 친구에게 보내주고 싶지 않은 글일 수도 있는데 보내주셨다니 기쁘고, 다음번에는 내킨다면 한 분씩 따로 결제해주시면 정말 고맙겠다.”라고요.

이메일을 포함해 다양한 채널을 운영 중인 이슬아 작가 (출처)

속이 상해도 따로 답장을 보내는 건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을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정당한 콘텐츠 거래’를 하고 싶다는 생각에 책임을 지는 행동일 수도 있고요.

그것도 그렇지만, 늘 메일을 전달받던 친구 입장에서는 갑자기 메일이 안 오면 그것도 이상하잖아요. 심지어 저한테 잘못 전달 온 메일은 어제 보낸 글에 이어서 읽어야 하는 하(下)편이었어요. 어제 보낸 상(上)편보다 하편이 더 재밌는데!(웃음) 그게 안타깝기도 해서 하편도 읽으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담아 보냈죠.

유료 뉴스레터는 운영 체계를 잘 잡는 일도 중요할 것 같아요. 이 과정에서 겪었던 애로사항이 있는지 궁금해요.

먼저 송금 확인! 일일이 하느라 정말 힘이 듭니다. 헤엄출판사 식구 모두 숫자로 하는 일에 서투르거든요. 한편으로는 이런 과정이 인간적이라는 생각도 들어요. 어떤 고등학생은 오늘 5,000원을 보낼 테니 용돈 받고 다음 주에 나머지 5,000원을 보내면 안 되겠냐고 물어오기도 했어요. 저는 수수료가 이중으로 나가지 않게 다음 주에 한꺼번에 보내도 된다고 답장을 드렸고요. 5,000원을 기다려야 하는 입장에서는 500원도 아쉬울 테니까요.

수수료를 신경 쓴 답장이라니, 엄청 섬세한데요. 송금 확인 외에 다른 어려움도 있었나요?

유료이기 때문에 정말 어려운 점은 돈을 내는 순간 어떤 소비자는 의기양양한 ‘갑’이 되어버린다는 거예요. 예를 들면 발송오류가 일어나는 상황인데요. 제 실수나 시스템상 발송오류로 메일을 잘못 보냈을 땐 최대한 빨리 다시 발송해요. 구글이 메일을 자동 분류해버리기 때문에 프로모션함이나 스팸메일함도 확인해달라고 미리 말씀드리고요.

그래도 확인하지 않고 먼저 화부터 내는 사람도 많아요. 그들 입장에서는 한 번 내고 마는 화지만, 저는 여러 명의 불만 섞인 화를 동시에 받게 되죠. 그래도 최대한 인내심을 잃지 않고 매뉴얼에 따라 친절하게 답장하려고 합니다.

이런 경험을 통해 대응 매뉴얼을 만든 건가요?

3년 차 정도 되니까 대부분의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매뉴얼이 생겼어요. 이제 예측을 벗어나는 메일은 거의 오지 않아요. 들어오는 문의도 한 번씩은 다뤄본 것이고요. 그래도 여전히 문의가 많은 편이라 CS 업무는 외주를 주는 게 좋을지 계속 고민 중이에요.

<일간 이슬아> 신청 페이지에도 구독자를 위한 안내가 있습니다. (출처)

원래 네이버 메일에서 직접 발송하다가 스티비를 사용하게 됐다고 들었어요. 어떻게 스티비를 알게 됐나요?

우선, 스티비를 너무 잘 쓰고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제가 사용하는 기능은 많지 않지만, 툴이 직관적이라서 금방 익힐 수 있었어요. 스티비는 제 글쓰기 선생님인 어딘(김현아)을 통해 알게 됐어요. 어딘도 학생들을 통해 스티비를 알게 됐고, 지금은 개인 뉴스레터를 발행하고 있거든요. 어딘의 이야기를 듣고 시험 삼아 써봤는데 좋더라고요.

네이버에서는 최대 100명까지 한 번에 보낼 수 있었는데, 스티비는 인원에 관계없이 클릭 한 번으로 발송이 되니까요. 한꺼번에 메일을 대량 발송할 수 있는 시스템은 막연히 비쌀 거라고 생각했는데, 가격도 합리적이어서 만족하면서 쓰고 있어요.

스티비를 사용하면서 가장 궁금했던 점은 무엇인가요?

발송실패가 늘 있을 수밖에 없어서 나름 이런저런 연구를 해봤어요. 발송실패는 하드바운스(Hard bounce)*, 소프트바운스(Soft bounce)**, 알 수 없음으로 나뉘잖아요. 소프트바운스는 다시 보내서 해결하고, 하드바운스는 이메일 주소를 다시 확인하기도 해요. 간혹 구독자분들이 이메일을 잘못 적는 경우도 있거든요. 알 수 없음은 누구도 잘못이 없지만 이유를 알 수 없는 미스테리 같은 것으로 이해하고 있어요(웃음).

*이메일을 영구적으로 전달할 수 없는 경우. 하드바운스된 이메일 주소는 어차피 유효하지 않기 때문에 주소록에서 삭제하거나 따로 분류하는 것이 좋다.

**이메일을 일시적으로 전달할 수 없는 경우. 소프트바운스는 보통 여러 차례 다시 시도하면 해결된다.

주소가 잘못된 경우에는 어떻게 해결하나요?

구독폼을 엑셀로 열어서 검색을 먼저 해봐요. ‘.con, gmail.net, daum.com’ 이렇게 적혀 있거나 닷(.)을 쉼표로 쓴 게 눈에 띄면 다 수정해요. 그리고 구독신청을 할 때 메인 메일 주소와 세컨드 메일 주소를 적게 하는데, 두 개 주소가 같다면 틀린 글자가 있는지 대조해보죠. 그래도 해결이 안 되는 건 구독폼에 적어주신 번호로 전화를 겁니다.

스티비를 쓰면 오픈율, 구독률, 클릭률이 나오잖아요. 저는 숫자를 보는 게 즐거우면서도 압박이 될 때가 있어요. 수신 거부율이 평소보다 높다거나 수치가 떨어질 때요(흑흑). 이런 경우는 없었나요?

웹에서 열어봤는지 모바일에서 열어봤는지도 나오고, 여러 번 열어본 사람도 랭킹으로 보이잖아요. 저는 아주 꼼꼼하게 보진 않아요. 너무 뜯어보면 알 수 없는 것조차 계속 궁금해질 테니까. 그치만 대략의 수치를 볼 때 흥미로운 지점도 있어요.

구독을 시작한 첫 주는 보내자마자 열어보는 오픈율이 높더라고요. 그러다 4주 차로 갈수록 보내자마자 열어보는 비율이 조금씩 떨어져요. 이 말은, 구독자분들도 처음에는 바로 읽다가 점점 밀리는 경우가 생긴다는 것 아닐까요? 그래서 제가 컨디션 난조로 조금 늦게 메일을 보내는 날도 이해해주시는 게 아닌가 싶어요. 읽기만 해도 밀리는데, 쓰는 사람은 어떻겠냐고(웃음).

스티비에서 이메일을 보내면 확인할 수 있는 통계 화면 (예시 화면입니다)

클릭률을 볼 수 있다는 점도 좋아요.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거나 알리고 싶은 콘텐츠 링크를 넣었을 때 얼마나 호응이 있는지, 실제로 몇 명이나 연결됐는지 알 수 있어서요. 예를 들어 세월호 주기에 세월호 합창단 영상을 넣었는데, 글을 읽고 그 영상을 클릭한 사람이 몇 프로나 되는지 알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분들에게는 제 메시지가 더 선명하게 전달된 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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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그러운 응원자들을, 내일도 쓸 거라는 사실을 기억하려고 해요”

<일간 이슬아>는 이제 3년 차에 접어들었죠. 그동안 생긴 원칙이 있을까요? 아까 이야기한 ‘피드백에 일희일비하지 않는다’처럼요.

첫째, 진짜 진짜 감사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일하는 순간에는 힘드니까 잊어버릴 때도 있는데, 그래도 감사함을 계속 되뇌어요. 조용한 응원을 보내는 너그럽고 따뜻한 사람들이 있다는 걸 기억하려고 하고요. 둘째, 관성에 따라 쓰던 대로 쓰는 것을 경계하자. 그렇지만 늘 새롭게 쓸 수는 없잖아요. 전혀 나아지지 않는다고 느낄 때 스스로를 너그럽게 보는 시선도 필요한 것 같아요. 하루 이틀 쓰고 말 게 아니니까. 오늘 조금 못 썼어도 내일 또 쓸 테니까요.

지속 가능하게 하기 위해 멀리 보는 연습을 하는 것이군요.

못해 봐야 더 잘할 수도 있어요. 내 마음에 차지 않는 글을 발행하고 나면 최근 작업물이 못쓴 글이 되잖아요. 그럼 오히려 새로운 글을 빨리, 더 잘쓰고 싶어져요. 그런 면에서는 매일 나를 만회할 기회가 생기니 일간이 좋기도 하고요.

예전에 한 번은 주간 연재를 해봤는데, 일간보다 힘들었어요. 더 완벽을 기해야 한다는 생각도 그렇고, 못쓴 글을 다시 만회하려면 일주일이나 ‘최근작이 후진 나’로 살아야 하잖아요(웃음).

꾸준히 쌓아온 <일간 이슬아> 구독 화면 (출처)

3년간 뉴스레터를 발행해 온 입장에서 뉴스레터의 매력은 뭐라고 생각하나요?

유료 뉴스레터는 더 힘들지만 더 매력적이에요. 노동의 대가가 돌아오니까요. 그리고 뉴스레터는 구독자와 발행인이 직접 소통하잖아요. 메일을 받는 것도 자신의 선택으로 결정하고요. 그러니 일반 대중보다 훨씬 적극적인 독자일 수밖에요. 이런 독자들을 조금이나마 만날 수 있다는 건 짜릿한 일이기도 하죠.

조금 엉뚱한 이야기지만, 넷플릭스와 왓챠가 있는데 <일간 이슬아>가 잘되는 이유가 뭘까, 스스로 생각해봐도 궁금해요. 콘텐츠가 정말 차고 넘치는 세상에 누군가 제 뉴스레터를 봐준다는 건 사랑받는다는 증거잖아요. 어떤 방식이든 뉴스레터를 지속하는 사람들은 복 받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관심 있게 보는 뉴스레터가 있나요?

예전에는 몇 개 구독을 했는데, 제가 연재하는 시기에 다른 뉴스레터를 구독하니 약간 힘이 들더라고요. 괜히 비교하게 되고. 지금은 딱 하나만 구독해요. 제 글쓰기 선생님이라고 이야기한 어딘의 뉴스레터인데요. ‘어딘의 우연한 연결’이라는 제목으로 주 1회 발행하고 있어요. 글이 아름답고 좋아요. 생각할 거리도 많고요.

마지막 질문입니다. 동그라미 안에 들어갈 단어를 알려주시면 돼요. “이슬아에게 뉴스레터란 OO이다”

이슬아에게 뉴스레터는 “생계”다. 학자금 대출을 갚으려고 시작했으니까요. 만약 내년에도 뉴스레터를 한다면 이사를 가기 위한 목돈이 필요해서일 것 같아요. 생계를 가능하게 해주는 시스템이 있다는 건 정말 감사한 일이고요.


<일간 이슬아>라는 작품 뒤에는 ‘매일 밤 마감’을 해내는 작가가 있습니다. 창작 활동부터 독자 관리까지, 또 생계로 시작해 출판과 강연까지. 차분한 듯 활발한 활동을 이어나가는 이슬아 작가의 이야기, 어떠셨나요?

꾸준함을 상징하는 이슬아 작가님의 목소리인 만큼, 인터뷰 내내 느껴졌던 단단한 마음과 뉴스레터를 지속하는 힘이 여러분께도 잘 전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창작자들이 마감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스티비 팀은 유료 뉴스레터 발행을 돕는 기능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다가오는 12월 초에 베타 테스트를 시작할 예정입니다. 이 기능을 활용하면 유료 뉴스레터를 발행하기 위한 결제 처리나 유료 구독자 관리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 구독자와 꾸준히 관계를 쌓아나가는 창작자들을, 스티비 팀은 좋은 서비스로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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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리| 스티비 객원 에디터 박혜강
편집 | 스티비 마케터 고은솔(쏠라)
메인 이미지 | 스티비 디자이너 이미희(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