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비 브랜드 키트를 소개합니다
Bee 키트 제작기
Bee 키트 제작기
입사 후 처음으로 외부 손님을 만났던 기억이 납니다. 행사용으로 만들었던 뱃지와 스티커 굿즈를 선물해 드리면서 스티비를 소개했는데요. 긴장한 상태로 소개하다가 굿즈 이야기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서비스 설명을 할 수 있었습니다. 팀에서는 점차 외부 손님이나 고객을 만나는 일이 늘고 있었어요. 쌓여있던 굿즈들이 언젠가부터 빠르게 줄어들기 시작했고, 저는 곳간에 곡식이 비어가는 것을 바라보듯이 초조했습니다. 만나는 고객분들에게 드릴 새로운 굿즈가 필요했어요. 스티비를 보여줄 수 있는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브랜드 키트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프로젝트는 스티비의 미션과 가치를 담아 ‘Bee 키트’가 되었습니다. 브랜드팀에서 처음으로 만든 브랜드 굿즈, Bee 키트의 제작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스티비스러운 것을 찾아서
키트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스티비의 ‘간결함, 세심함, 친절함’ 3가지였습니다. 세 가지 키워드는 브랜드 미션과 맞닿아 있는데요. 브랜드팀에서는 ‘스티비스러운 것’을 고민할 때 늘 아래 미션을 중심으로 시작합니다.
스티비 팀은 좋은 뉴스레터를 더 많은 사람에게 연결시키기 위해,
(WHY) 누구나 자신의 구독자와 관계를 쌓을 수 있도록
(HOW) 간결하고 세심하고 친절한 방식으로
(WHAT) 콘텐츠를 제작하고 발행하는 도구를 만든다.
브랜드 키트에 담을 메시지도 미션을 중심으로 키워드를 적고, 그중에서 스티비가 추구하는 가치와 닮은 메시지를 정했습니다. 아이디어 회의를 거쳐 결정된 메시지는 ‘Bee Easy, Bee Better, Bee Kind’인데요. Stibee의 bee, 스티비를 표현하기도 하고, be의 의미로 사용해 ‘-하다’라는 2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각 키워드는 스티비는 쉽고(Bee Easy), 좋은 뉴스레터가 더 많은 사람에게 닿길 바라며(Bee Better), 친절하고 세심하게 다가간다.(Bee Kind)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다른 시안도 있었지만, 최종 메시지가 쉽고 단순해서 가장 오래 기억에 남았어요. 스티비와 연결성도 좋아서 결정하게 됐습니다.
- BNBR → Better Newsletters for Better Reach의 약자, 어려워서 삭제..
- Stibee by you → 부담스러워서 삭제..
- You Make It Easy → 어색해서 삭제..
- Bee Easy, Bee Better, Bee Kind → 결정
메시지를 정하고 나서, 메시지와 어울리는 키트 구성을 시작했습니다. 카테고리로 나눠서 생각나는 굿즈를 적어보고, 사용하기 편하고 일상적인 물품으로 목록을 추렸어요. 꿀이나 커피 백 같은 음식은 취향에 따라 선호의 차이가 있어서 선뜻 구성에 넣기가 어려웠습니다. 비교적 많이 사용하는 볼펜, 노트, 포스트잇을 기본으로 정하고 함께 쓰기 좋은 머그잔과 마그넷, 스티커 조합으로 결정했어요.
어떤 물품으로 할지 결정하는 데에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렸는데요. 물품마다 종류가 많기도 하고, 재질과 사이즈 고민이 컸습니다. 물품을 정할 때는 예산 안에서 진행할 수 있는 단가와 최소 수량 200개 제작이 가능한 것을 기준으로 했어요. 제작할 수 있는 것들로 종류가 추려지면 샘플을 구매해서 책상 가까이 두고, 사용하기 편할지 고민을 거듭했는데요. 머그잔 샘플 중에서 실제로 사용해보니 너무 무겁거나 들기 불편한 것들을 제외하기도 했습니다. 볼펜과 포스트잇, 노트도 마찬가지로 사이즈가 너무 크진 않은지, 어떤 종이가 어울릴지 등을 확인한 뒤에 구체적인 제작 스펙을 결정했습니다.
메시지가 주는 간결함과 이어지도록
처음에는 패키지 색상을 다양하게 할까 고민도 했지만, 강렬함보다는 메시지가 주는 간결함과 이어지도록 전체적인 인상을 깨끗하고 부드럽게 주려고 했는데요. 따뜻한 계열의 회색을 사용해 상자를 열었을 때 스티비의 메인 색상인 레드색상이 돋보이도록 했습니다. 전체적으로 어떤 느낌을 주고 싶은지 대략적으로 구상해놓으면 디자인 작업을 할 때 방향의 기준이 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그래픽 스타일도 시안을 만들고 패키지와 물품에 테스트해보며 조금씩 다듬었습니다. 시안이 어느정도 정리되면 인쇄 테스트를 해서 실제로 어떤 느낌일지 확인했는데요. 매끄러운 종이는 질감이 느껴지지 않아서 조금 차갑고 밋밋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차가운 느낌을 피하고싶어서 따듯한 회색 계열 종이 중에서도 종이의 결이 부드러운 것으로 결정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작업이 번거롭지만 가장 들뜨고 기분이 좋더라고요. 컴퓨터 앞에서 평면 이미지만 보다가 실제로 눈에 보이기 시작하는 단계라서 그런 것 같아요.
Bee Easy, Bee Better, Bee Kind
테스트를 거쳐 완성한 Bee 키트는 ‘Bee Easy, Bee Better, Bee Kind’ 문구가 가장 먼저 눈에 띕니다. 굿즈 전체가 담긴 상자는 절취선이 있는 뜯는 형태로 만들었는데요. 어떤 것이 담겨있을지 설렘과 기대를 주고 싶었습니다. 새것을 뜯는 건 늘 설레는 일 같아요. 키트를 열면 각각의 메시지를 담은 6가지 아이템이 들어 있습니다.
노트는 뉴스레터를 계획할 수 있는 Plan 레이아웃과 편지를 닮은 Postcard 레이아웃, 뉴스레터 템플릿을 닮은 Newsletter 레이아웃 3가지로 제작했어요. 뉴스레터 레이아웃은 이메일 템플릿의 헤더, 콘텐츠, 푸터를 닮아 뉴스레터처럼 쓸 수도 있고 제목, 내용, 메모로 나누는 등 다양하게 활용해서 쓸 수 있어요. 볼펜에는 무엇이든 자유롭게 표현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Express Yourself’라는 메시지를 새겼습니다.
포스트잇은 스티비의 메인 색상을 사용해서 포인트가 되도록 했는데요. 책을 읽다가 메모가 필요할 때, 간단히 할 일을 적을 때, 아이디어가 생각날 때 쉽게 찾아서 쓸 수 있도록 색상을 넣었습니다. 더 작은 사이즈로 만들까 고민도 했지만, 메모하기엔 불편할 것 같아서 손에 잡히기 좋은 사이즈로 제작했어요. 마그넷은 뉴스레터에 영감을 주는 아이디어나 메모 등을 붙일 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어요. Bee, Easy, Better, Kind 키워드와 스티비 심볼 로고를 담아 작은 사이즈로 제작했는데요. 새로운 뉴스레터 소재나 아이디어들을 붙여둘 때 스티비를 함께 떠올려주셨으면 하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머그잔은 뉴스레터를 열심히 쓰다가 잠시 쉬고 싶을 때 따듯한 차나 커피를 마시기 좋은 사이즈로 만들었어요. 일상에서, 업무 공간에서 곁에 두고 쉽게 손이 갈 수 있도록 작고 가벼운 소재로 제작했어요.
Bee 키트를 제작하고 소량의 티셔츠도 만들었는데요. 키트를 계획한 시점이 여름이라 손이 자주 가는 티셔츠를 제작하고 싶었습니다. 앞면에는 스티비의 ‘좋은 뉴스레터를 더 많은 사람에게’ 영문 태그라인을 담고, 뒷면에는 Bee 키트 메시지를 담았어요.
Bee 키트가 나오고 나서 외부에 선물하기 전, 가장 먼저 팀에 나눠주었습니다. 회의 시간에 같은 노트와 펜을 들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보람차고 뿌듯했어요. 시작은 외부에 스티비를 알리기 위해서였지만 팀원들에게 ‘스티비스러운 것’이 전달되고 함께 공감할 수 있어 기뻤어요. 브랜드 디자이너로서 스티비의 가치를 어떻게 보여줄지 오랫동안 고민할 수 있었고요. 키트를 받는 분들에게 ‘좋은 뉴스레터를 더 많은 사람에게’ 닿길 바라는 마음이 전해지길 바랍니다. 일상에서도 은은하게 스티비와 함께해주세요.
Bee 키트 패키지는 생분해 및 재활용이 가능한 ECF 펄프로 생산된 FSC® 인증 친환경 제품을 사용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