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메일 마케팅 사례 분석 #5 Notion
커뮤니티를 위한 노션의 이메일마케팅
커뮤니티를 위한 노션의 이메일마케팅
일로도, 개인적인 용도로도 요즘 노션을 사용하는 분이 많습니다. 노션, 프로젝트 관리 및 협업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인데요. 2021년 10월 초, 시리즈 C로 2억 7,500만 달러(약 3,242억 원)를 투자받아 기업가치 100억 달러(약 12조 원)를 달성했습니다.
노션은 개인, 팀, 엔터프라이즈용으로 구분되고요. 이중 개인은 무료로 사용 가능합니다. 그러니까 쉽게, 부담 없이,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툴로 사용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노션은 2019년 사용자 수를 100만 명으로 발표했는데요. 채 1년이 지나지 않아 400만 명이 되었다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이후에는 공식적으로 발표된 바 없지만 사용자 수는 꾸준히 늘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기업용을 사용하는 회사들도 맥도날드, 삼성, 픽사, 버라이즌, 무디스, 틴더 등으로, 쟁쟁합니다.
노션은 이렇게 많은, 다양한 사용자를 기반으로 커뮤니티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메일 마케팅은 커뮤니티 운영을 원활하게 만드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노션 역시 이러한 목적의 이메일 마케팅의 일환으로 뉴스레터를 운영하고 있어요. 그래서 어떤 목적의 이메일이든, 커뮤니티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내용과 톤앤매너를 설정했다는 인상을 강하게 받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노션의 뉴스레터를 종류별로 나누어 이를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웰컴 이메일
- 언제: 노션 가입 직후
- 제목: Let’s get started
서비스에 가입하니, 웰컴 이메일이 바로 날아왔습니다. 보낸 이는 공동창업자이자 CEO인 이반 자오(Ivan Zhao)였습니다. 그리고 이메일을 클릭해서 내용을 보면, 메일머지를 활용해 사용자의 이름이 들어간 환영의 말이 나옵니다.
이후에도 메일머지로, 사용자가 선택한 용도(ex. 개인용)를 명시한 뒤 노션을 사용하는 방법을 간단하게 알려줍니다. 마치 ‘해당 용도를 선택한 사람에게 딱 알맞은 사용법을 알려드립니다’라는 메시지로 읽혀서 적절히 개인화 되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또 “당신의 일(과 삶)을 한 곳에 정리할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라는 표현이 인상 깊었는데요. 협업 툴임에도 불구하고 일상에서도 그냥 쓰면 된다는 점을 강조한 것 같습니다. 이반 자오 CEO도 ‘스테이션F’와의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노션의 용도에 관해서 “모든 사람이 하나의 소프트웨어로 다양한 일을 쉽게 할 수 있게 만들려고 했다”라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끝에는 FAQ 웹페이지 링크를 안내했고, 채용 소식을 추가로 넣었습니다.
버전 업데이트 알림 이메일
- 언제: 버전이 업데이트 될 때마다
- 제목: Notion + 버전 숫자 ex) Notion 2.8
노션은 버전을 업데이트할 때마다 뉴스레터를 보냅니다. 보통 5가지 정도 개선 사항을 자세하게 설명해 줍니다. 가장 최근인 2021년 10월에 발송된 ‘Notion 2.13’ 업데이트 소식을 알리는 이메일만 유일하게 1가지 개선 사항을 담았습니다.
업데이트 내용을 전하는 방식으로는, 우선 1) 개선 사항을 소제목으로 명시하고 2) 이 소제목들의 앞에는 숫자를, 뒤에는 이모지를 붙이며 3) 관련된 하위 내용을 불릿으로 설명을 합니다. 필요한 경우 특유의 일러스트레이션 이미지, 서비스 페이지 캡처 이미지 또는 GIF, 데모 영상을 삽입해서 이해를 돕습니다.
또한 사용자가 구체적인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도록, 개선 사항 설명 아래에 링크를 넣습니다. 링크의 문구는 바뀌어 왔어요. 2020년 5월 ‘Notion 2.8’ 업데이트 소식을 전하는 이메일에서는 모든 개선 사항에 공통으로 ‘Learn more here’라는 문구를 썼습니다. 그런데 2020년 9월 ‘Notion 2.9’ 업데이트 소식부터 2021년 9월 ‘Notion 2.12’ 소식까지는 바뀐 점을 명시하는 문구에 링크를 걸었습니다.
톤앤매너 상으로는 인사말이 아주 다정하다는 점을 주목할만 합니다. 버전 업데이트 소식일 뿐인데 말이지요. 예를 들면 Notion 2.8 업데이트 소식을 전하는 이메일은 “지금 저는 샌프란시스코 본가의 부엌에서 안락하고, 안전하고, 평안하게 앉아 여러분에게 노션의 빅뉴스를 전하고 있습니다”라고 유쾌하게 시작했습니다.
받는 이의 입장에서는 서비스 업데이트 소식이라고 해서 ‘사실’만 받아 보는 것이 아니라, 인사말을 보며 친밀감도 느낄 수 있겠습니다. 이를 통해 뉴스레터를 통해서도 사용자와의 관계를 유지하고 가꾸어 나가겠다는 노션의 의지를 읽을 수 있습니다.
기능 추가 및 파트너십 확장 알림 이메일
- 언제: 기능이 추가될 때마다
- 제목: 추가된 기능 명시 ex) Better mobile apps, SOC 2 certification & more
노션은 버전 업데이트 소식 외에도 기능이 추가될 때마다 뉴스레터를 발송합니다. 보통 2개~5개의 소제목이 담긴 이메일이 오는데요. 제목은 이 중에서 주요 소식 한 가지만 명시합니다.
예를 들어 2021년 5월 ‘Notion’s API is now in public beta’ 이메일의 경우 노션 API 베타 서비스가 공식 오픈됐다는 내용 외에도 재피어(Zapier), 타입폼(Typeform) 등과 통합(integration)됐다, 유럽에서 최초로 온라인 서밋을 개최한다는 내용 등이 실렸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해당 종류의 이메일에서도 인사말을 어떻게든 인상 깊게 쓰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는 사실입니다. 직전에 예로 든 ‘Notion’s API is now in public beta’ 이메일은 이반 자오 CEO 본인이 장갑을 샀다는 말로 시작했습니다. 덕분에 추위 속에서도 손을 따뜻하게 유지할 수 있었지만, 프리 사이즈여서 너무 컸다고 해요. 그러면서 그는 소프트웨어를 이 장갑에 비유했습니다. 소프트웨어도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기는 하지만 완벽하지 않을 때가 있다고요. 그래서 노션이 API를 내놓았다고, 자연스럽게 기능 추가 소식과 연결 지었습니다.
회사 소식 알림 이메일
- 언제: 필요할 때마다
- 제목: 전하려는 소식 명시 ex) 이제 Notion을 한국어로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가입 환영, 버전 업데이트, 기능 추가 및 파트너십 확장 이메일 외에 각종 소식을 전하는 이메일도 노션으로부터 수시로 받아볼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수신한 회사 소식 알림 이메일은 총 5개였습니다. ‘코로나19 발발 후 노션 사용 가이드라인’, ‘타 국가 론칭 소식’, ‘서비스 유지보수일 공지’, ‘새해 인사’, ‘서비스 다운 사과’ 이메일이었습니다.
이중 타 국가 론칭 소식은 2020년 8월 한국에서 노션 서비스를 공식 론칭한 뉴스였습니다. 제목과 내용 모두 한국어로 왔습니다. 한국어 사용 가능 소식, 이미 노션을 사용하고 있던 국내 회사 및 개인-예를 들어 프리랜서 이루리, 중고거래 앱 당근마켓, 카셰어링 플랫폼 쏘카 등-의 용례, 고객센터와 템플릿, 커뮤니티 관련 내용까지 자세히 알 수 있었습니다.
이메일의 말미에는 이반 자오 CEO의 공감하는 한 마디가 있었습니다. “영어는 저의 모국어가 아닙니다. 그래서 외국어로 된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것이 얼마나 답답한 일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이번 한국어 버전 출시를 통해 Notion이 나만의 맞춤형 도구가 되기를 바랍니다”
2021년 1월 5일 발송된 ‘서비스 장애 사과’ 이메일도 기억에 남았습니다. 노션에서 보낸, 다정한 느낌의 다른 이메일들과는 달리 사뭇 진지한 투로 이유와 대응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나아가 새해 연휴 직후에 불편함을 끼쳐서 미안하다는, 진심 어린 사과의 말도 남겼습니다. 그리고 이후의 복구 상황을 트위터에 30분 간격으로 업데이트하겠다는 말로 마무리했습니다. 사과 이메일의 정석이었는데요. 때문에 다른 회사들도 언제 어떻게 생길지 모를 사건 사고에 대비해 참고해보면 좋겠습니다.
새해 인사 이메일은 노션의 한 해를 돌아보는 회고를 담았습니다. 개인 사용자에게 무료로 서비스하게 된 소식, 한국 론칭 소식, 각종 업데이트를 통해 서비스를 쉽고 빠르게 개선한 내용을 적었습니다. 노션의 특징이 담긴 일러스트레이션이 더해져, 이제는 서비스가 제법 익숙하고 친근하게 느껴졌습니다. 새해 인사 이메일 하나만으로 사용자에게 이런 느낌을 주기는 어려울 것이고, 이제까지 노션 뉴스레터의 톤앤매너가 일관성 있게 전달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에서 팀 플랜으로 전환 요청 이메일
- 언제: 개인 사용 플랜 범위를 넘은 직후
- 제목: An update on your Team Trial Plan
해당 종류의 이메일은 노션을 어떤 용도로 사용하는지에 따라 다른 내용으로 발송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 이메일의 경우 개인 사용자가 범위 이상을 사용하자, 팀 플랜으로 전환해달라고 요청하는 내용이었습니다.
기본적으로 CTA 버튼을 두 개 활용해서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링크로 쉽게 넘어갈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노션에서 보낸 다른 이메일의 경우 텍스트에 링크는 많이 걸어도 CTA 버튼은 반드시 한 개만 넣는데요. 유료 서비스 전환을 유도하는 이메일의 경우 예외로 두 개를 추가한 것으로 보입니다. 각 버튼은 같은 링크로 연결됐지만 버튼의 문구는 달랐습니다. 하나는 ‘Upgrade to a Team Plan’, 다른 하나는 ‘Start your Team Plan’이었습니다.
그리고 중간에 팀 플랜으로 전환했을 때 사용자가 얻는 4가지 혜택을 명시했습니다. 각 혜택별로, 완성된 한 문장으로 추가 설명을 해두었는데, 친절하게 느껴졌습니다.
해당 이메일을 받은 지 3일이 지난 뒤에도 팀 플랜으로 전환하지 않자, ‘Here’s how other teams are using Notion’라는 이메일을 추가로 받았습니다. 노션을 팀 플랜으로 사용하는 듀오링고(Duolingo), 박스드(Boxed)의 활용 예시를 이미지로 보여주었습니다. 신규 유료 사용자를 유치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여기까지 노션의 이메일 마케팅을 살펴보았습니다.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웰컴 이메일
2. 버전 업데이트 알림 이메일
3. 기능 추가 및 파트너십 확장 알림 이메일
4. 회사 소식 알림 이메일
5. 개인에서 팀 플랜 전환 요청 이메일
이 모든 이메일 종류에서 공통점 5가지를 찾아낼 수 있었습니다.
1. 다른 뉴스레터에 비해 비교적 깁니다. 노션의 이메일은 대부분 완결형 문장으로, 여러 문단을 나눠서, 이미지를 삽입해서 친절하게 설명하는 방식을 사용합니다. 그래서 맥북으로 볼 때 스크롤을 한번 또는 한번 반 정도 내려야 전체 이메일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2. 이메일 내용에 구분선과 불릿, 이미지, GIF, 영상을 자주, 적절히 사용합니다.
3. 이메일 내용에 링크를 많이 넣지만, CTA 버튼은 보통 한 개만 넣습니다. 뉴스레터 독자 또는 사용자가 꼭 액션을 취해야 할 부분에만 CTA 버튼을 넣습니다. 집중 효과를 주기 위한 전략으로 보입니다.
4. 공동창업자이자 CEO인 이반 자오의 이름을 걸고 보냅니다.
5. 이메일 톤앤매너의 키워드는 ‘친절, 믿음직, 꼼꼼, 공감, 섬세’로 꼽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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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마다 뉴스레터를 여러 목표로 사용합니다. 리드 수집을 할 수도 있고, 콘텐츠 유통 채널로 쓸 수도 있습니다. 노션의 경우, 5가지 공통점을 보면, 사용자 커뮤니티를 강화하고 사용자와의 친밀한 관계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뉴스레터를 활용하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이를 통해 사용자 충성도(loyalty)와 참여도(engagement), 잔류율(retention)을 높이는 게 궁극적인 목표일 것입니다.
이와 비슷한 용도로 뉴스레터를 활용하고자 하는 개인이나 조직이 있다면, 노션의 이메일 마케팅 사례를 참고해보면 어떨까요? 쓸만한 요소 하나쯤은 있을 거예요😊
글. 메이 (장혜림, 콘텐츠 라이터)
국내외 IT와 관련된 다양한 주제로 글을 쓰고 번역합니다. 호기심이 많아요. 새롭고 재미난 것을 궁금해하고 들여다 봅니다. 그리고 이것을 글로 공유하는 걸 좋아합니다. 자주 조금씩 끊임없이 배우고, 오래 글로 표현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