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MG 인터뷰, 한결같이 좋은 삶을 지원하는 가게가 10년째 뉴스레터를 보내는 마음

손님으로 하여금 ‘주말에 가볼까?’ 발걸음을 움직이게 해요

MMMG 인터뷰, 한결같이 좋은 삶을 지원하는 가게가 10년째 뉴스레터를 보내는 마음

Interviewee 강이슬, 신소담


문구를 사랑하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애틋한 마음을 가지고 있을 브랜드, 밀리미터밀리그람(이하 MMMG)은 인사동, 압구정, 소월길을 거쳐 현재는 이태원을 중심으로 롱라이프 디자인의 철학에 공감하는 사물, 음식, 작품 등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올해로 딱 10년 차를 맞이한 MMMG의 뉴스레터를 만드는 강이슬, 신소담 님을 만나, 오프라인 공간이 이메일을 통해 손님들과 소통하는 방식에 대해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인사동 쌈지길부터, 한남동 골목길까지

오랜만에 왔더니 서점과 프라이탁, MMMG 공간 등 일부 변화가 생겼네요! 이야기를 나누는 곳은 ‘b2 HALL’이라는 이름으로 바뀌었고요.

소담 : ‘b2 HALL’은 말 그대로 지하 2층에 위치한 홀이라는 이름인데요, 회사 초창기 때부터 썼던 이름이에요. 이곳은 앞으로 MMMG가 사랑하는 아티스트들과 전시를 연다거나, 엄선해 소개하는 가구, 물건들을 보여줄 예정이에요. 

MMMG 팀과 인터뷰를 진행한 b2 HALL 공간

담백하고 의미 있네요. 디앤디파트먼트로도 잘 알려진 본 건물 외에도 곳곳에 MMMG의 공간들이 있죠?

소담 : MMMG는 2000년대 초반부터 압구정점, 명동점, 안국점 매장을 거쳐 지금 위치한 이태원의 공간은 2010년부터 지금까지, 14년째 자리를 지켜오고 있어요. 디앤디파트먼트 서울과 함께, 1분 거리에 있는 ‘1616/아리타 재팬’ 매장도 MMMG가 운영하고 있으니 근처에 오신다면 꼭 들러보세요!

밀리미터밀리그람 뉴스레터를 발행하는 강이슬, 신소담 님 (왼쪽부터)

이렇게 멋진 MMMG의 소식을 전해주시는 소담님, 이슬님, 만나서 반갑습니다. 간단한 소개 부탁드려요. 

소담 : 안녕하세요! 디앤디파트먼트 서울점에서 일하는 신소담이라고 하고요. SNS 업무를 비롯해 글을 편집하거나 사진을 촬영하는 등 콘텐츠를 만드는 일을 하고 있어요. 요즘은 MMMG 홈페이지 리뉴얼을 준비하면서 그 안에 들어가는 콘텐츠를 만들고 뉴스레터 발행을 겸하고 있습니다. 입사한 지 4년 차에 접어들고 있어요.

이슬 : MMMG 이메일의 웹툰인 《밀밀주식회사》의 글과 그림을 맡은 강이슬입니다. 수줍어서 캐릭터 얼굴을 직접 만들어 쓰고 왔는데 어떤가요? (웃음) 매장에서는 MMMG가 취급하는 가구, 조명 브랜드를 관리하며 소담 님의 콘텐츠 업무를 돕고 있습니다. 

인터뷰 당일의 에피소드를 담은 《밀밀주식회사》 특별편

99년에 시작한 브랜드가 아직까지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할 뿐만 아니라, 매번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셔서 큰 영감이 되어요. 두 분은 처음 MMMG를 어떻게 알게 되셨어요? 

이슬 : 핫트랙스에서 MMMG 투마로우 다이어리를 접한 뒤, 오프라인 매장이 있다는 걸 알고 처음 안국점에 갔죠. 디자인 문구라는 신세계를 열어준 곳이에요. 그 당시 안국점에서 처음 회원가입을 해서, 회원 DB에 제 이름을 검색하면 MMMG 안국점이라는 태그가 떠요. 

소담 : 저는 학창 시절을 부산에서 보냈어서 매장은 이태원점이 처음 방문한 곳이었어요. MMMG에서 근무하며 회원 정보를 입력을 도와드릴 때 압구정, 쌈지길 등 가입 매장이 뜨면 예전 공간과 그에 얽힌 추억 이야기를 손님들을 통해 간접적으로 듣기도 해요. 

이태원에 위치한 MMMG의 공간

잘 디자인된 문구를 통해 접하고, MMMG 공간에 오고, 오프라인에서 회원가입을 통해 이메일을 입력하며 점차 스며들게 되는 프로세스군요. (웃음) 뉴스레터 발행을 위한 이메일 수집, 즉 뉴스레터 구독을 오프라인에서 신청받는 이유가 있으세요? 

소담 : 특별한 의도보다는 정말 오래전부터 매장에서 대면하며 회원가입을 했었기 때문에 서면 신청이 익숙했어요.

첫 번째 이메일을 보낸 게 2014년인데, 그때 이미 1만 개가 넘는 이메일 리스트가 있었거든요. 온라인 구독폼으로 구독자 수를 늘리는 것이 우선순위는 아니었기 때문에 기존의 방식을 고수하다가 스티비를 쓰고 나서부터는 저희 뉴스레터가 정말 재미있고 많은 분들이 읽어보시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작게나마 홈페이지에 구독창을 띄워두기 시작했어요. 

이슬 : 고이 수집된 주소는 뉴스레터 발행 직전에 모아둔 카드함에서 수기로 한 땀 한 땀 업데이트해서 보내드리고 있어요. 수집함이 꽉 차면 주소록 업데이트할 타이밍이 된 거죠. 

수많은 고객들과 만나는 MMMG의 오프라인 공간
이 뉴스레터를 끝까지 다 읽게 하겠다는 것을 목표로 편집해요.

뉴스레터를 발행한 지 10년이나 되셨다고요. MMMG의 뉴스레터에 대해 더 자세한 설명을 듣고 싶어요. 

소담 : 초기에 발행했던 이메일은 디앤디파트먼트, MMMG, 프라이탁 등 각 사이트가 가진 굵직한 기획과 이슈들을 모아 발신하는 데 의의가 있었어요. 이메일을 열면 MMMG에서 운영하는 모든 공간의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거죠. 제품이 리뉴얼되거나 재입고되었다거나 하는 실용적인 이야기들이요. 요즘은 이를 뼈대로 이야깃거리를 더 풍부하게 만들 수 있는 소재를 선정하는 데 신경 쓰고 있어요. 주제 선정 이후에는 자료 수집, 촬영, 작성을 하고 이 뉴스레터를 끝까지 다 읽게 하겠다는 것을 목표로 가독성이 좋도록 편집하고 편집하고 또 해요. 

어쩐지 잘 읽히더라고요, 윤문에 많은 공을 들이는군요. 다 읽고 나면 어떤 기분이 들기를 바라세요? 

소담 : 궁극적으로 ‘되게 재밌다!’, ‘여기 물건 되게 궁금해지는데? 여기 매장에 한번 가볼까’ 이런 궁금증이 생기도록 MMMG만의 개성을 잘 담아내고 싶어요. 

이슬 : 그래서 탄생한 게 이메일 웹툰 《밀밀주식회사》인데요, 소소하게 취미로 그리던 만화를 대표님들이 보고 연재 제안을 해주셨어요.《밀밀주식회사》에서는  MMMG에서 생겨나는 에피소드를 담아 만화로 그려내고 있어요. 매일 매장에서 벌어지는 크고 작은 재밌는 이야기들을  다루면서 구독자분들이 궁금해하고 방문하고 싶은 마음에 들게끔 하는 것이 제 목표예요. 

<MAY GROUND 2024> 홍보를 위해 발행한 뉴스레터

소담 : 지난 5월 뉴스레터에서는 <MAY GROUND 2024> 역대 최대 규모의 행사를 준비하며 구성원들에게 있었던 일을 담아 그린《밀밀주식회사》를 뉴스레터 맨 위에 배치했었는데요. 손님 중 한 분이 그 이메일을 보고 너무 궁금해서 한 번 와봤다고 말 걸어주시기도 했어요.

이슬 : 되게 보람차다. 만화를 그렇게 그린 보람이 있구나. 

목표 달성이네요! 매장에서 손님들을 만나고 여러 가지 일하기에도 바쁠 텐데  어떻게 창작까지 하시는 거예요?

이슬 : 이메일 웹툰은 올해 초부터 구축했는데요, 생활하다가 소재가 떠오르면 끄적이면서 콘티 작업에 착수해요.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은 아니라서 글 편집, 채색, 라인 따고 하면 하루 정도 걸리는 것 같아요. 

평소에 동료들의 특징을 잡아서 그림을 그리거나 선물하기도 했어서 시작이 어렵지는 않았어요. 에피소드가 있을 때마다 동료들이 이번 주제는 이거다! 추천해주기도 하고요. 실제로 스태프들 매력이 넘치고, 저희는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니 친근하게 다가가기 좋은 포인트라고 생각했어요. 물건은 저희 매장에서만 있는 것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것도 되게 많잖아요.

소담 : 어디서든지, 더 빠르게, 더 저렴하게 물건을 구할 수 있는 시대지만은 그래서 더 어디서 사느냐 그리고 그 구매로 인해서 어떤 순환을 본인이 일으키느냐가 되게 중요한 지점이라고 생각해요. 그게 저희가 물건 외적인 이야기들을 계속 발신하는 데 노력하는 이유예요.

MMMG가 소개하는 물건을 둘러싼 이야기를 뉴스레터를 통해 전하는 신소담, 강이슬 님 (왼쪽부터)
저희 재밌는 거 하는데 한 번 보실래요?

맞아요, 프랜차이즈보다 동네 카페나 서점을 찾게 되는 것처럼요. 실제로 뉴스레터를 통해서 좀 고객과 유대감이 돈독해지는 것을 체감하시나요? 

이슬 : 뉴스레터는 인스타그램이나 블로그랑은 정말 달라요. 불특정다수가 아니라 한 명 한 명의 메일함에 가닿는다는 게 뉴스레터만의 특별한 지점이라고 생각해요. 저희 뉴스레터는 매장에 방문해서 이메일 주소를 남겨주신 분이나 저희가 궁금해서 구독을 시작하신 분들이니까 ‘저희 재밌는 거 있는데 한 번 보실래요?’라는 톤 앤 무드로 더 편하게 말 걸 수 있어요.

그래서인지 MMMG는 이메일 오픈율도 높은 편이더라고요. 스티비 이메일 마케팅 리포트를 보면, 기업의 평균 오픈율이 11% 내외거든요. MMMG는 20%가 훌쩍 넘죠. 

소담 : 이전에 사용하던 이메일 발송 툴에서는 저희도 오픈율이 20%까지 올라가지는 않았어요. 스티비를 써보면서 형태나 구성, 템플릿 디자인이 점차 정돈되었고 오픈율도 개선되었죠. 동시에 오랫동안 MMMG와 관계 맺어주신 무수한 손님들의 존재가 가장 큰 역할을 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이슬 : 저는 나중에 이 팀에 합류해서 오픈율에 대한 히스토리는 몰랐던 이야기예요.. 사실 이메일 웹툰을 처음 제안받았을 때만 해도 ‘인스타그램도 아니고 뉴스레터 구독자니까 부담없겠지’ 했는데 수천 명이 읽는 것을 보고 정말 기절할 뻔 했습니다. (웃음) 

두 분 모두 디자이너가 아니신데 스티비가 제공하는 이메일 템플릿을 유연하고 또 가독성 있게 활용하시는 것에 놀랐어요. 비결이 있나요?

소담 : 그걸 저희는 ‘메꾸’(이메일 꾸미기)라고 부르는데요. 스티비에서는 템플릿이 자주 추가 되더라고요. 템플릿 디자인이 업데이트되면 쭉 훑어보면서 어떻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지 구상해 봐요. 색 조합, 아이콘, 흥미로운 배치, 버튼 조합 등 주제와 어울리는 컨셉을 몇개 추려보고요. 그 안에서 하나 하나 실제 이메일 콘텐츠에 대입해보고 디테일하게 만져보면서 완성해 나가곤 합니다.

전문 디자이너가 아니라서 또 가능한 크리에이티브네요.

소담 : 최대한 있는 것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브랜드의 색깔을 입히면 쉬워요. 컨셉이 처음부터 잘 잡히면 물 흘러가듯이 메일 작업이 흘러가고 스스로도 만족스러운 비주얼의 결과물이 탄생해요. ‘이번 메일 너무 재밌고 마음에 드는데?’ 하면서 뿌듯해하곤 해요. 

DONE IS BETTER THAN PERFECT

뉴스레터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게 느껴져요. 마지막으로 뉴스레터 발행을 고민하는 분들께 한 마디 부탁드려요. 

이슬 : 더 잘하고 싶은 마음에 마감을 지키지 못했을 때, 대표님들께서 해주신 말이 있는데요. ‘완벽한 것보다 (기한 내) 마친 것이 낫다.’ 뉴스레터 시작을 고민하고 있다면 일단 해보셨으면 한다!

소담 : 시작 외에 지속하는 것도 중요하잖아요. 어떻게 더 재밌게 오래 할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결국 완성하는 데까지의 과정을 남긴다는 게 정말 소중한 경험인 것 같아서 추천하고 싶어요. MMMG는 물건을 파는 가게지만 최종 목적이 매출이 아니라 좋은 생활에 대한 지원이라는 것을 스태프들 모두가 마음에 품고 있어요. 세상에 난무하는 정보를 똑같이 발신하는 게 아니라 관점을 가진 정보를 통해 함께 배우고 주체적으로 삶에 적용해 볼 수 있도록 도움이 되는 것이 저희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좋은 생활에 대한 지원을 전하는 MMM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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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포토그래퍼 전예슬
인터뷰 | 에디터 손꼽힌

편집 | 스티비 한세솔
메인 이미지 | 스티비 이미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