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낸사람: 뉴닉, 우리의 미션은 사람들과 세상을 연결하는 것
모든 것이 더 자주, 더욱 다양한 주제로 만나기 위한 과정
모든 것이 더 자주, 더욱 다양한 주제로 만나기 위한 과정
신문지 뭉치를 들고 있는 고슴도치와 주황색 키컬러. 뉴스레터를 구독하는 사람들 중 뉴닉에 대해 들어보지 못한 사람은 거의 없을 텐데요. ‘우리가 시간이 없지 세상이 안 궁금하냐’라는 슬로건으로 2018년 12월 시작한 뉴닉의 구독자 수는 어느새 35만 명(2021년 8월 기준)을 훌쩍 넘었다고 합니다.
2년 전 스티비와의 인터뷰에서 뉴닉의 김소연 대표는 “지금은 시사이슈를 전달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훨씬 다양한 분야에서 지금 필요한 정보를 더 많이 전해드리고자 합니다.”라는 포부를 밝혀준 일이 있는데요. 최근 주 3회 발행하던 뉴스레터를 주 5일로 확장 개편하고, 주식과 환경에 관한 유료 뉴스레터¹⁾서비스를 시작하며 뉴닉은 이제 정말로 시사 뉴스레터를 넘어 다양한 주제로 콘텐츠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더 자주, 더욱 다양한 주제로 뉴니커들과 만나기 위한 과정이라는 뉴닉팀의 에디터 안평, 또니, 준 그리고 BX 디자이너 마라라, 오즈와 함께 시사 뉴스레터와 고슴이를 넘어서는 ‘뉴닉의 세계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¹⁾세상에서 가장 친절한 주식 안내서 <주식익힘책>과 함께 사는 작은 방, 지구를 위한 이야기 <원리틀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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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니커와 더욱 자주, 더욱 다양한 주제로 만나고 싶었슴!”
뉴닉이 최근 주 3일 발행에서 주 5일 발행으로 개편되었어요. 그동안 양질의 뉴스레터를 일주일에 세 번 발행하는 것도 쉽지 않으셨을 텐데요. 이렇게 콘텐츠 발행 횟수를 늘리게 된 가장 큰 배경은 무엇인가요?
뉴닉 구독자인 뉴니커들로부터 지속적인 요청이 있었어요. 아무래도 시사 뉴스레터이다 보니 격일로 발행하다 보면 발행하지 않는 요일의 이슈가 뉴니커들에게 조금 더 늦게 전달이 되는 아쉬운 부분이 생기더라고요. 그리고 무엇보다 뉴니커들을 더 자주 만나고 싶은 것이 컸습니다. 창구를 많이 만들어놓으면 다양한 이야기를 더 자주 전할 수 있을 테니까요.
그동안 뉴닉이 시사뿐만 아니라 다른 시도들도 해왔는데요. 예를 들어 레인보우 가이드를 만들어 직장 내에서 퀴어 프렌들리 문화를 만들어나가는 모습을 보여드린다던지, 보다 감수성 있는 표현들이 담긴 여성용어 가이드를 공개하는 등의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습니다. 이런 시도를 더욱 자주, 더욱 다양한 방식으로 하며 뉴니커들과의 스킨십을 늘리고자 주 5일 발행으로 확장 개편했습니다.
주 5일 발행으로 확장 개편하면서 제작자로서 느끼는 달라진 점이 있나요? 매일 뉴스레터를 보내는 일이 쉽지는 않을 것 같아요.
아무래도 더 많은 이슈를 준비해야 하고 매일 마감을 하는 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웃음) 그래도 뉴닉이 2년 넘게 유지해온 시스템이 있어서 그걸 기반으로 너무 부담이 되지 않도록 조절하고 있습니다. 일이 늘어난 것보다는 매일 발행하면서 조금 더 기획의 폭이 넓어진 것이 장점인데요. 최근 뉴닉에서는 탈레반 이슈를 중요도가 큰 주제로 보고 1,2,3화 이렇게 연재 방식으로 발행하고 있어요. 이렇게 발행이 가능한 게 주 5일로 개편한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제작자 입장에서는 중요도가 높은 이슈를 기획 콘텐츠로 충분히 준비할 수 있는 시간과 분량을 확보하는 것이고요. 독자 입장에서는 주 3일 내내 탈레반 이슈를 봤다면 부담스러웠을 테지만, 나머지 이틀 동안 다른 이슈도 접할 수 있게 되는 것이고요. 좀 더 기획을 마음껏 해보자는 데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개편과 더불어 유료 뉴스레터도 시작을 했어요. 2년 넘게 무료 뉴스레터로 지속해왔기 때문에 이번 유료 콘텐츠 도입 시도는 조금 더 흥미로운 지점이 있었는데요. 어떤 배경에서 시도하게 된 건가요?
유료 콘텐츠 도입 역시 주 5일 개편의 이유와 비슷한 맥락인데요. 뉴닉이 할 수 있는 일, 하고 싶은 일의 방향을 좀 더 넓혀가자는 게 가장 컸어요. 이전까지는 주 3회 시사 뉴스레터를 정기적으로 내보내는 것 외에 연단위로 소소한 프로젝트들을 하기는 했지만 뉴닉 서비스 자체를 넓히는 일은 아직 해보지 않았던 것 같아요. 일종의 뉴닉 세계관의 확장 같은 거죠.
무료로 콘텐츠를 내보내면 훨씬 많은 독자들에게 가닿을 수 있는 건 독보적인 장점이에요. 하지만 ‘지속 가능성’에 대해 고민하다 보면 무척 힘들어져요. 그 한계가 분명 있거든요. 매번 해오던 것 이상의 어떤 것을 하기가 정말 어려워요. 자원이 한정되어 있달까요.
유료 콘텐츠 도입을 통해 확인하고 싶은 가설 같은 것이 있나요?
유료 콘텐츠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플랫폼에서 시도하고 있는데요. 뉴닉 역시 이 서비스를 통해 수익을 얻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기보다 어떤 주제의 콘텐츠를 어떻게 만들었을 때 뉴니커들이 구매할 의향이 있는지 확인하고 싶은 부분이 있어요. 콘텐츠가 지속 가능하게 생산되고 소비되려면 어떤 흐름이 만들어져야 하는데 그 흐름을 뉴닉도 만들 수 있을까가 궁금했고요.
뉴니커들에게 계속 양질의 콘텐츠를 주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더 좋은 콘텐츠를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어요. 외부 필자를 섭외하는 방법일 수도 있고요, 리서치를 할 때에 돈과 공력을 더 들여서 하는 방법도 있고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생각한 게 유료 콘텐츠 도입이었어요.
어떻게 보면 이번 <원리틀룸>과 <주식익힘책>이 뉴닉안에서도 실험이겠어요. 주식과 환경을 첫 번째 유료 콘텐츠의 주제로 삼은 이유가 있나요?
유료 콘텐츠의 주제를 잡기 전에 뉴니커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한 적이 있어요. 어떤 카테고리의 콘텐츠에 가장 지불의사가 높을지에 대한 설문조사였는데요. 그때 가장 많은 표를 받은 게 환경과 주식이었어요. 마침 환경과 경제는 뉴닉 팀 내에서도 좀 더 집중해서 다뤄보고 싶은 주제이기도 했고요.
경제보다도 주식은 좀 더 뾰족한 주제이고, 실용적인 분야잖아요. 이런 주제를 다룰 때에 콘셉트를 ‘주식익힘책’으로 잡은 것이 신박했어요.
코로나 이후로 주식 시장이 굉장히 뜨거워졌고, 주식과 관련된 콘텐츠가 정말 많이 쏟아졌어요. 이미 주식 콘텐츠가 많은데도 뉴니커들은 왜 뉴닉에서 주식과 경제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할까, 어떤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할까에 대해 팀에서도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러다 뉴니커들에게 필요한 콘텐츠는 당장의 일확천금을 얻을 수 있는 주식을 콕 찍어주는 게 아니라, ‘건강하게 투자하는 방법’을 쉽게 알려주는 콘텐츠가 필요하다고 판단했어요. 건강하게 돈을 벌고, 주식이 뭔지에 대해서 알아가는 콘텐츠를 좋아할 거라고 생각한 거죠. 이런 배경에서 ‘우리가 하나하나 차근차근 알려줄 테니까 같이 오래오래 건강하게 투자하자’라는 콘셉트의 ‘주식익힘책’이 나왔습니다.
<원리틀룸>은 <주식익힘책>과는 완전히 콘셉트가 다르죠?
주식과 경제에 대한 정보는 당장 금전적 이익을 가져다주지 않더라도 현금성 가치가 있는 정보로 느껴지기에 돈을 지불할 당위성이 커요. 하지만 환경에 대한 콘텐츠는, 이 중요한 주제에 돈을 내고 봐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뉴니커들을 납득시킬 수 있는 방법까지 고민해야 했어요. 후원 방식으로 운영되는 환경단체의 콘텐츠처럼 만들 수도 없고, 또 환경 연구소와 같이 높은 전문성을 지닌 콘텐츠가 뉴니커에게 효용이 있을지도 모르겠고요.
환경 콘텐츠를 소비하는 사용자에 대해 조사해 봤을 때 특정 주제, 특정 단체에 대해 자신의 정체성과 소속감을 드러내는 경향성이 보였어요. 어떤 단체를 후원하고 있다거나, 어떤 브랜드의 굿즈를 사용하고 있다거나 하는 이야기를 적극적으로 공개하는 거죠. 특정 주제나 가치관을 공유하는 사람들을 하나로 묶어주고, 그 커뮤니티에 지속적으로 함께하게 하면서 동시에 관련 정보도 함께 공유받는 것이 훨씬 매력적으로 다가갈 것 같더라고요.
텍스트 위주의 콘텐츠 이긴 하지만, “지구는 인간만의 것이 아닌 다양한 생명이 공존하는 하나의 작은 방이다!”라는 공간의 개념을 바탕으로 기획했어요. 그런 맥락에서 콘텐츠의 이름도 원리틀’룸’이 되었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함께 사는 작은 방, 지구를 위한 이야기’를 부제로 설정했고요. 실제로 구독자들을 룸메이트라고 부르며 끊임없이 콘텐츠에 참여를 독려해요. 내가 아무리 텀블러를 쓰고 분리수거를 잘한다고 해도, 이런 수준으로는 해결될 수 없는 것 같은 거대한 문제 앞에서는 쉽게 포기하게 되잖아요. 그런데 이러한 작은 노력을 혼자가 아니라 너도 하고 있고 나도 하고 있고, 뭔가 서로 열심히 노력하는 걸 목격하게 해주고 싶은 거죠.
<주식익힘책>은 정말 나에게 딱 맞는 수준의, 가장 필요한 정보를 주는 거라면 <원리틀룸>은 계속해서 이 커뮤니티에서 서로 토론과 소통이 일어날 수 있도록 질문을 던지고, 구독자들의 답변을 받는 식으로 콘텐츠를 기획/운영하고 있어요. 정보와 더불어 환경과 관련된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기도 합니다. 동시에 어떻게 하면 커뮤니티를 더 활성화할 수 있을까 고민도 하고 있고요.
* 원리틀룸 미리보기 <1화: 아쿠아리움과 고래>
* 주식익힘책 미리보기 <1화: BTS는 빌보드를 뿌수고, 우리는 하이브를 뿌수고>
가격 역시 할인가는 1900원, 정가는 3900원으로 다른 유료 지식 콘텐츠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꽤 저렴한 편이었는데요. 가격 책정을 할 때의 어떤 기준이 있었나요?
다른 지식 콘텐츠들의 가격과 비교했을 때는 저렴한 편이라고 느낄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뉴닉의 경우 우리가 타깃하는 유저층이 얼마나 지불할 수 있는지에 대해 가장 많이 고려했어요. 그리고 아무래도 뉴닉에서 시도하는 첫 번째 유료 뉴스레터이다 보니 선뜻 내기에도 부담이 없는 금액으로 책정하는 게 중요했고요.
수익을 위한 콘텐츠 유료화라기보다 더 좋은 걸 보여주고 싶은 마음으로 시작한 일이고, 뉴니커들 역시 좀 더 좋은 콘텐츠를 보기 위해 얼마까지 낼 수 있을까를 생각했던 것 같아요. 나아가서는 뉴닉의 유료 콘텐츠가 건강한 콘텐츠 생태계를 제시할 수 있는 좋은 레퍼런스가 되길 바라고 있지만, 현재는 뉴닉 역시 유료 뉴스레터에 대해 좀 더 알아가는 중이라고 봐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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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슴이가 다 담지 못하는 이야기도 있었슴!”
‘세계관의 확장’의 관점에서 주 5일 발행으로의 개편과 유료 콘텐츠 도입을 말씀하신 것이 흥미로워요. 이와 관련해서 조금 더 설명해 주시겠어요?
팀에서 여러 설문 조사를 해봤는데요. 감사하게도, 뉴니커들은 뉴닉을 통해 세상의 소식을 듣는 데에 어느 정도 습관이 형성되어 있는 것 같아요. 뉴닉만 보신다는 분들이 꽤 많고요. 또 ‘이왕이면’ 여기서 더 다양하고 더 깊이 있는 콘텐츠도 보고 싶다는 의견이 많았어요. 탈레반이든, 주식이든 어려운 이슈도 뉴닉에서는 더 쉽고 콤팩트하게 접할 수 있다는 거죠.
또 환경문제나 여성 이슈 등 민감한 사안을 다룰 때에도 불편함을 주지 않는 어떤 ‘안전함’을 좋아하는 뉴니커분들도 많았어요. 뉴닉의 ‘감수성’에 동의해주시는 분들이 많달까요.
신뢰가 쌓인 브랜드라서 그게 가능한 것 같기도 하네요. 실제로 <원리틀룸>과 <주식익힘책>은 기존의 뉴닉의 콘텐츠라고 연상할 수 없을 정도예요. 뉴닉에서 환경과 주식 콘텐츠를 다룬다면, 이번에도 고슴이가 나와서 설명할 거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이런 고정관념을 완전히 깨뜨렸달까요.
시작은 시사 뉴스레터였지만,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하고 싶었던 것은 ‘사람들과 세상을 연결한다’였어요. 이 세상 위에 서서 살고 있는데 정작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이해하지 못하고 고립된 느낌을 받는 사람들이 없어지길 바랐어요. 그런 큰 목적을 갖고 시작한 게 고슴이가 쉽게 이야기해 주는 시사 뉴스레터였고요. 그 맥락에서 이제는 좀 더 넓고 다양한 세상의 이야기도 해나가는 과정인 것 같아요. 사람들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어려워하는 게 또 뭐가 있을까, 해소하지 못하는 부분이 뭘까, 어떤 주제에 호기심을 가지고 있을까 고민했어요. <주식익힘책>과 <원리틀룸>이 그 시작이고요.
얼마 전에 SNS에서 보았는데, 어떤 분이 뉴닉을 추천받았는데 ‘뉴닉’이라는 이름이 안 떠올라서 ‘고슴도치 뉴스레터’를 검색하니까 ‘뉴닉’이 떴다고 하더라고요. 그만큼 뉴닉은 고슴이가 시사뉴스를 쉽게 전달해 준다는 이미지로 많이 각인이 되어 있어요.
지금까지 고슴이나 주황색 컬러에 여러 변주를 줘서 새로운 시도를 해왔었는데 팀 내부에서도 그것에 대한 틀을 깨보고 싶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요. 꼭 고슴이가 나와야만 뉴닉인 것은 아닌 거죠. 실제로 이 귀여운 고슴이가 어려운 이야기도 쉽고 재밌게 느끼게 해주는 역할은 있지만, 고슴이가 다 담지 못하는 이야기도 있거든요.
현재 픽스(fix) 되어 있는 고슴이의 캐릭터, 시사 뉴스레터의 구성에서는 미처 풀지 못하는 주제나 이야기가 있다는 뜻일까요?
예전에 <고슴이 생존기>라는 경제 콘텐츠를 웹사이트에서 판매한 적이 있어요. 지금 <주식익힘책>과는 다르게 환율이 뭔지, 물가는 어떻게 정해지는지 등 경제의 기초 상식 같은 것을 풀어주는 콘텐츠였어요.
기억나요. 음, 저의 경우 <고슴이 생존기>가 <주식익힘책>보다는 좀 더 어려웠어요.
뉴닉 팀 내부에서도 그런 반응이 있었어요. (웃음) 당시에는 고슴이의 내러티브를 경제 이슈에 그대로 적용해도 충분히 쉽고 재미있을 거라 생각했던 것 같아요.
사실 <고슴이 생존기>는 뉴닉의 기존의 시사레터와도 독자의 경험 자체가 달라요. 시사레터는 하루에 딱 씹어 먹을 만한 양이 한눈에 보이고, 딱 그만큼만 전달이 되는 것인데 <고슴이 생존기>는 웹사이트에 들어가서 하나씩 학습하듯이 보는 형식이에요. 보는 방식이 다르면 내러티브도 달라져야 하는데 기존 고슴이의 시사레터 내러티브를 <고슴이 생존기>에 그대로 적용했었죠.
시사레터에서는 여러 이슈가 서로 치고 빠지는 방식으로 다뤄지니까 강약중간약이 있는데 <고슴이 생존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강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이 프로젝트를 하면서 단순히 고슴이가 등장한다고 해서 무조건 쉽다고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쉽게 읽히도록’ 쓰는 것 외에 주제에 따라, 혹은 읽는 방법에 따라 적합한 뉴스레터의 문법이 있다는 것을 배웠어요. 그래도 <고슴이 생존기>를 통해 어렵지만(웃음) 경제 전반의 이슈를 한번 훑어볼 수 있어서 좋다는 피드백도 있어요.
뉴스레터의 문법이라는 게 좀 더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있을까요?
한 편의 뉴스레터에 들어가는 콘텐츠를 ‘지면’이라고 봤을 때, 이 지면을 ‘통’으로 보면 안 되는 것 같아요. 적절한 타이밍에 주제를 전환해 주고, 환기시켜주는 표현들이 필요하고요. 중간중간 독자들이 스크롤을 하며 내려가 버릴 수 있는 것을 감안하고 지면을 구성하는 등, 쉽게 말해 호흡 조절이 필요한 것 같아요. 사실 사용자 인터뷰를 할 때 엄지 스크롤 시작점을 어디서 하는지, 어디까지 읽고 내리는지 봐도 사람마다 정말 다 달라요. 그래서 뉴닉이 찾은 어떤 정도가 있다고 말하기는 정말 어려워요. 유저들마다 정말 각기 다르게 콘텐츠를 소비하거든요.
대신 메일함에서 뉴닉의 레터를 여는 행위는 모든 구독자가 다 똑같아요. 저희 팀은 이 부분에 좀 더 집중을 했어요. 편지를 받아서 읽는 행위로 상상을 한 거죠. 실제로 편지를 쓸 때 본론만 주욱 쓰는 경우도 물론 있겠지만, 대부분 안부로 시작해서 본론에서 무거운 이야기를 한번 하고, 너무 무거워지지 않게 주위를 환기시키는 이야기를 하고 또 다른 본론 이야기를 하잖아요. 그리고 마무리를 할 때에도 편지만의 특유의 내러티브가 있죠.
이렇게 학습한 방식을 <원리틀룸>과 <주식익힘책>에서도 잘 활용하고 있어요. 본론 중간중간에 너무 무거워지지 않게 사진이나 영상을 넣고 있어요. 굵직하게 진지한 이슈를 다룰 때도 어렵고 부담스러운 느낌을 덜 수 있는 방법을 많이 고민합니다.
뉴스레터 제작자 분들 중에서도 스티비에 있는 메일머지 기능(구독자의 이름을 불러주는 기능)을 잘 활용하시는 분들이 정말 많아요. 뉴닉도 그러한 사례 중 하나이고요. 그 기능을 적극 활용하는 것뿐만 아니라 일종의 편지 형식의 내러티브를 잘 이해하고 각 주제와 효용에 맞게 콘텐츠 구성을 하면 독자들의 콘텐츠에 대한 몰입도가 더욱 높아질 것 같아요.
이렇게 공을 들여 콘텐츠를 매일 생산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 현재 뉴닉 팀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나요?
현재 저희 팀은 총 16명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그중 8명이 에디터라 에디터 중심의 팀으로 보일 수 있는데 개발자, BX 디자이너와 운영 매니저와 모두 함께 협업하여 뉴닉이라는 프로덕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각 에디터들이 좀 더 관심을 갖고 있거나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 영역이 있기는 하지만 기존의 ‘경제 전문기자’, ‘환경 전문기자’와 같은 방식처럼 특정 분야만 다루는 시스템은 아닙니다.
뉴스레터에서 다뤄질 뉴스의 이슈 선정은 어떠한 방식으로 이루어지나요?
그동안 축적된 노하우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이슈 선정 기준표’가 있어요. 뉴니커들과의 관련성, 그리고 뉴닉이 이 주제를 다루어야 하는 당위성 등을 담고 있는데요. 언론사뿐만 아니라 SNS, 커뮤니티 등에서 언급되고 있는 이슈를 나열해놓고, 이 기준표를 토대로 매일 아침 에디터들이 토론을 해요.
각 에디터들이 좀 더 관심을 갖고 있거나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 영역이 있기 때문에 에디터들마다 또 이슈를 보는 시각이나 가치관이 달라요. 그래서 토론이 활발해지죠. 거의 대부분의 에디터들은 뉴닉의 에디터이기 이전에 뉴니커였기 때문에 뉴니커의 시각과 니즈에 대해 꽤 잘 알고 있어요. 서로 토론하면서 이 이슈를 뉴니커가 왜 알아야 하는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설득해요.
흥미로운 건 이러한 선정 과정을 거치다 보면 자연스럽게 해당 이슈에 대한 키 메시지가 잡혀요. 이슈의 방향이 뾰족해지고, 뉴니커들에게 어떤 시각으로 전달해야 할지 대략 가닥이 잡히는 거죠. 처음에는 이 토론 과정이 정말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니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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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닉이 이런 것도 할 줄 아네!”
뉴닉은 뉴니커의 피드백을 특히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실제로 많은 피드백이 들어오기 때문이기도 할 텐데요. 혹시 특별히 기억에 남는 피드백이 있나요?
뉴니커들은 정말 응원을 많이 해주기 때문에 대부분의 피드백이 기분이 좋은데요. (웃음) 최근 <주식익힘책>을 발행하고 나서 “뉴닉이 이런 것도 할 줄 아네!”라는 피드백을 받고 정말 기분이 좋았어요. 그동안은 뉴니커들이 뉴닉에 갖고 있는 이미지나 콘텐츠에 대한 기대 수준이 어느 정도 한정적이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이 정도는 당연히 하겠지’ 뭐 그런 거요. 그런데 <주식익힘책>으로 뉴니커들의 그 기대 수준을 약간 뛰어넘은 것 같아서 정말 기분 좋은 피드백이었어요.
이번에 <원리틀룸>을 론칭하면서 발견한 흥미로운 점이 하나 있어요. 시사레터는 반말과 고슴체(어미가 -슴으로 끝남)의 여러 실험을 통해 현재는 해요체로 콘텐츠를 전달하는데요. 그러다 보니 피드백 역시 해요체가 많아요. 그에 비해 <원리틀룸>은 평어로 콘텐츠를 전달하고 있어요. 환경 이슈가 가지고 있는 무게감 때문에 존댓말로 이야기를 하다 보면 교수님이 이야기하는 것 같고, 결국 독자들이 어렵다고 느껴 도망갈 것 같았거든요. 그래서 어려운 이야기를 반말로 전달해보기로 도전했어요.
독자들의 반응이 어땠나요?
다행히 아주 좋았어요. 저희의 의도대로 반말로 이루어진 콘텐츠를 쉽게 이해해 주시고 좋아해 주시는 것뿐만 아니라 설문이나 피드백도 반말로 들어오고 있어요. (웃음) 그리고 반말로 이야기하다 보니 훨씬 솔직한 경험담이 많이 나오고요. 뉴닉이 던지는 질문과 주제에 대해 뉴니커들이 과몰입해서 일종의 성토대회가 열린달까요. 이런 피드백을 통해 환경 주제에 대해서는 정말로 이렇게 서로 소통할 창구가 필요했다는 것을 확인했어요.
아직은 뉴닉이 기술적인 한계로 커뮤니티성 콘텐츠를 충분히 구현해내고 있지는 않지만, 이런 실험을 통한 레슨런드(lessons-learned)를 쌓아서 더 촘촘한 커뮤니티를 만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콘텐츠의 톤앤매너가 피드백에도 묻어 있고, 그 피드백이 콘텐츠에도 영향을 미치는 이러한 구조가 정말 좋아요.
앞으로 뉴니커와 함께 더 해보고 싶은 일은 어떤 것이 있나요?
뉴닉의 미션은 지금까지도 앞으로도 사람들과 세상을 연결하는 것이에요. 우리 모두 바쁘게 살다 보면 나를 둘러싼 사회와 환경, 닿지 못하는 내시야 바깥의 이야기도 많고, 깊게 생각해 볼 겨를도 없잖아요. 누구나 뉴닉을 통해 어렵게만 느껴지는 세상 이야기와 나 사이의 장벽이 낮아지고, 호기심과 궁금증이 앎(지식)으로 바뀌는 것을 경험하셨으면 좋겠어요. 또 그런 경험을 통해 세상을 이해하기 시작하면서, ‘세상과 연결되어 있다’라는 느낌을 얻게 된다면 바랄 게 없고요.
더 나아가서는 뉴니커도 뉴닉의 콘텐츠 제작에 직접 참여하며 각자가 가진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를 응원하는 건강한 문화가 있는 콘텐츠 플랫폼으로 발전하고 싶어요. 앞으로 다양한 주제와 형태로 재밌는 시도를 이어나갈 계획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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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리| 스티비 객원 에디터 김진영
편집 | 스티비 마케팅 매니저 이루리(룰)
메인 이미지 | 스티비 디자이너 이미희(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