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낸사람: grds,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사유와 디자인, 라이프스타일을 탐구하는 콘텐츠 산책

콘텐츠 회사는 아니지만 브랜드가 지향하는 가치를 잘 알리고 싶어서요

보낸사람: grds,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사유와 디자인, 라이프스타일을 탐구하는 콘텐츠 산책

콘텐츠 회사는 아니지만 브랜드가 지향하는 가치를 잘 알리고 싶어서요

Interviewee 신채린, 이길용


영감을 주는 스니커즈를 제작하는 grds(그라더스)의 뉴스레터 <grds paper>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채린 : 안녕하세요, 슈즈 브랜드 grds(이하 그라더스) 마케팅팀 신채린입니다. 그라더스는 라틴어로 ‘걸음'을 의미하는데요, 걸음의 시작인 신발에 집중해 아름답고 편안한 신발을 만드는 곳입니다. 

길용 : 그라더스 마케팅팀 이길용입니다, 채린님과 함께 뉴스레터 <grds paper>를 만들고 있습니다.

채린 : <grds paper>는 3주에 한 번 라이프 스타일 전반에 대해서 다루는 뉴스레터예요. 패션은 물론 먹고 마시는 것, 사는 공간 그리고 살면서 하는 생각이나 감정까지, 삶을 전반적으로 아우르는 키워드가 주제가 되곤합니다. 경제, 디자인 등 명확한 분야의 정보를 전달하는 뉴스레터들에 비해 <grds paper>는 하나로 콕 짚어 무엇을 이야기한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작년 8월에 시작해 벌써 20회가 넘는 메일을 발송했어요.

<grds paper>를 만들고 있는 이길용, 신채린 마케터
“Walk to Inspire(영감을 주는 걸음)이라는 슬로건처럼사람들의 일상에 영감을 주는 콘텐츠를 통해 브랜드를 알리고 싶어요.”

뉴스레터에 앞서, 웹사이트 내 오리지널 콘텐츠들에 대해 먼저 여쭙고 싶어요.  Design Journal, Walk to Inspire, Playlist 등 영감을 주는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카테고리를 볼 수 있더라고요. 뉴스레터로도 소개되곤 하는 오리지널 콘텐츠들의 갈래들에 대해 설명 부탁드려요.  

채린 : 저희가 제작하는 제품도 훌륭하지만 제품 이외에도 콘텐츠를 통해 사람들이 브랜드를 경험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지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브랜드 슬로건인 ‘영감을 주는 걸음’에 걸맞은 콘텐츠들을 기획하게 되었어요. 

다양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홈페이지에서 소개하는 grds

[Design Journal]에서는 제품의 룩북과 어떻게 제품이 만들어지는지 생산과정을 공들여 소개합니다. 주로 디자이너님과 디렉터님이 주도하는 부분으로 제품의 탄생 배경과 디자인의 비하인드 스토리, 소재에 대한 더 상세한 정보, 샘플의 변천사 등 고객들이 궁금해하는 정보를 전달하는 코너입니다. 

슬로건과 동일한 문장인 [Walk to Inspire]는 조금 더 걸음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콘텐츠들이 담아냅니다. 그 일환으로 진행한 캠페인 중에 ‘라이프 워크 프로젝트’가 기억에 남는데요. 그라더스 박유진 디렉터님께서 사진을 정말 잘 찍으시는데요, 해외 출장 혹은 여행지에서의 풍경을 담고, 낯선 거리를 걸으면서 영감을 받은 사물이나 순간을 찍어서 보여주는 포맷이에요. [Walk to Inspire] 콘텐츠에 포함된 코너인 ‘The Walk’는 쪽프레스와 협업하는 인터뷰 시리즈인데요. 건축가, 작가, 브랜드 디렉터 등 창작자분들의 언어로 걸음에 대해 이야기 나눕니다. 

플레이리스트나 뉴스레터인 <grds paper>는 보다 사용자가 가볍게 접할 수 있도록 친밀한 느낌으로 마케팅 팀에서 주도적으로 진행하는데요. 뉴스레터 내 글은 팀원들과 돌아가며 작성하고 있어요. 

“누구나 지속가능성을 말하지만 무언갈 만든다는 건 환경 오염이 불가피해요.대신 ‘추적 가능성'이라는 개념을 도입해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어요”

처음 언급하신 대로 자체 콘텐츠가 그라더스의 무드나 지향하는 가치들이 제품의 매력을 더 부각시키고 있는데요. 그 중에서 보다 직접적으로 제품을 조명하고 신뢰를 주는 셀링 페이지의 HWMI(How we make it) 콘텐츠도 설명해주세요. 

채린 : 재료의 출처, 소재를 태닝하는 방식 등 소비자가 당연히 알아야할 내용이거나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을 주기적으로 HWMI 페이지에 업데이트하고 있어요.

제품팀, 디자인팀, 생산팀 모두 제품에 정말 진심인데요. 까다롭게 소재를 선정하고 이탈리아나 포르투갈, 베트남 등 원하는 결과물을 가장 잘 만들어주는 공장을 찾아 생산을 진행하면서 저희 스스로도 아름다운 신발을 만든다는 자부심이 커요. 이렇게 신념을 가지고 만든 제품을 어떻게 하면 잘 소개할 수 있을까 고민 끝에 HWMI 콘텐츠가 탄생했어요. 

요즘 많은 사람들이 지속가능성에 대해 얘기를 하지만, 결국 물건을 만든다는 것 자체가 환경을 영향을 주는 행위죠. 지속가능성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것이 슈즈 브랜드로서 너무 어렵고 불가능한 개념으로 느껴지곤 하는데요. 그래서 대신에 ‘추적 가능성(traceability)’에 집중해 제품에 사용되는 소재나 제조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어요.

‘추적 가능성’에 집중해 제품을 소개하는 grds

그라더스는 정말 보여주기식이 아니네요. (웃음) 팀 그라더스 노션이나 회의실 벽에 붙은 개인 OKR까지, 패션 브랜드보다는 스타트업과 닮아있다는 느낌도 들어요.  

채린 : 시즌제로 운영하는 패션 하우스와 달리, 저희는 제품을 하나 론칭하는 것이 하나의 프로젝트에 가깝고 그 과정에서 다른 팀과 협업을 많이 하기도 해요, 시즌을 위해 달리고 야근을 하는 형태가 아니고 목표를 설정하고 그걸 위해 일하고 론칭 후에는 잠깐 숨돌리고 하는 것에 가까워요. 

그러면서도 오리지널 콘텐츠의 퀄리티나 비주얼의 감도는 너무 뛰어나고요.<grds paper>가 어떤 과정을 거쳐서 기획, 작성, 발행되는지 궁금해요.

길용 : 뉴스레터의 주제를 먼저 정하고 3주 동안 구성과 콘텐츠 작성을 진행해요. 플레이리스트 등 감도를 좌우하는 사진은 디렉터와 팀원들이 직접 찍은 것들을 사용하는 데 무드를 계속 맞춰나가고 있어요. 텍스트는 채린님과 제가 주도해서 작성하면 마케팅 팀장이 최종적으로 균일한 톤 앤 매너를 잡습니다.

“독자에게 친밀하게 다가갈 수 있다는 점과 글과 사진을 모두 전달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에요” 

이렇게 정성으로 만든 콘텐츠들이 작년 8월부터 뉴스레터로 발송되었어요, 그라더스가 뉴스레터라는 툴을 떠올리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채린 : 그라더스의 비전이 ‘100년 동안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라이프스타일을 만든다'거든요. 어떻게 우리 고객들에게 지속 가능한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할 수 있을까 생각했을 때 뉴스레터가 가장 좋다고 판단했어요. 구독자에게 친밀하게 다가갈 수 있다는 점과 글과 사진을 모두 전달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에요. 

<grds paper> 라는 이름은 아니지만 2019년에도 뉴스레터를 보내셨어요.현재까지 형태와 내용이 고도화되어 왔는데 그 고민의 과정이 궁금해요. 

채린 : 19년도에는 프로모션 관련 이메일을 보냈어요. 그때는 시즌제로 신발이 나왔기 때문에 구매전환이라는 목표가 명확했어요. 

2019년에 발행된 프로모션 성격의 grds의 뉴스레터

그러다 2019년에 브랜드 리뉴얼을 하면서 직접 판매로 방식을 바꾸고 유통처를 없앴어요. 대신 정직한 가격으로 판매를 하기로 방향을 잡고 고객들이 만족할 수 있는 색다른 콘텐츠를 고민하게 된 거예요. 

초기에는 산책 코스나 걷기의 의미 같은 ‘걸음’ 자체에 집중을 많이 했다가 주제가 더 확장이 되어 현재의 뉴스레터 <grds paper>나 Design Journal, Walk to Inspire, The Walk 같이 뻗어나갔어요. 

'걸음'에서 시작해 다양한 이야기로 확장되고 있는 <grds paper>

그라더스를 분류하자면 쇼핑몰인데, 쇼핑몰에게 브랜드 스토리와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이야기를 비중 있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에 대해서 더 부연해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길용 : 제품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누가 만드는지를 소비자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브랜드 스토리를 통해서는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를 쉽게 체감하실 수 있으니 공감하는 고객들을 모을 수 있게 되고요. 제품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제품이 예뻐서 구입하는 것보다 브랜드 메시지를 숙고하고 지켜보다가 구매하면 사고 나서도 애정이 더 오래가는 것 같아요.

“콘텐츠를 통해 구매 전환을 노린 적은 한 번도 없어요.구매 전환까지는 모르겠지만 호기심 유발은 확실히 돼요.” 

유통사들은 첫 구매 할인이나 쿠폰 같은 프로모션도 과감하고, 시선을 잡아끄는 숏폼으로 마케팅을 하기도 하는 반면 그라더스는 긴 호흡으로 이야기를 전하는 콘텐츠를 전하고 있는데요. 뉴스레터를 비롯한 콘텐츠 마케팅을 전개하시면서 전환을 체감했던 경험이 있으신지도 궁금해요. 

길용 : 측정이 어렵기도 하고, 콘텐츠를 통해 전환을 노린 적은 없어요. 진심으로 저희가 하고 있는 고민이나 좋다고 생각하는 정보를 나누는 거죠. 

고도의 전략인 줄 알았는데 진심이었네요.

길용 : 물론 이메일 하단에는 신제품을 홍보하기도 하고 구독자들에게 가장 먼저 스포일러를 하기도 해요. ‘grds on feet(그라더스온핏)' 코너는 발을 의미하는 feet과 룩을 의미하는 fit의 의미를 담아서 스태프들의 ootd를 보여주고 그라더스 신발을 자연스럽게 보여주죠. 이런 게 홍보가 아닌 홍보라고 보고요. 체감하는 전환은 스티비 대시보드에서 클릭률을 보면 알 수 있어요. 구매 전환까지는 모르겠지만 호기심 유발은 확실해요.

<grds paper>를 통해 제품 그 이상의 이야기를 전하는 grds

그라더스의 콘텐츠 통해서 브랜드 알게 되고 좋아하게 되는 게 말씀하신대로 측정할 수는 없겠지만 대부분일 것 같아요. 

채린 : 최근 하단에 피드백 받는 파트를 추가했어요. ‘좋았어요’와 ‘아쉬워요’ 버튼 2개로 나눴는데 ‘아쉬워요’가 나온 적이 한 번도 없어서 기뻤어요. 그전까지는 수치를 보고 반응을 추측했는데 피드백을 받고 나서는 힐링하고 싶을 때마다 피드백을 읽게 되더라고요. (웃음) 

길용 : 행복이나 사랑, 퇴근 후처럼 추상적인 주제들로 글을 쓰기도 하는데 내심 ‘사람들이 재밌어할까’ 생각이 들 때도 있는데 ‘일상적인 주제로 함께 생각해 볼 수 있어서 좋았다’, ‘‘글이 편안해서 읽기 좋다’라는 피드백을 받을 때 기분도 좋고 힘이 나요. 

피드백 추가하기를 잘했네요! 수치나 피드백으로 추측해 봤을 때 <grds paper>를 구독하는 분들은 어떤 분들이 많은 것 같으세요? 

채린 : 웹사이트 신규 가입할 때 이메일 수신 동의하신 분들을 구독자 리스트에 매번 추가를 하고 있어요. 그 외에 직접 구독 링크로 유입되는 분들도 있어서 그라더스 구매 고객도 있지만 아직 고객이 아닌 분들도 꽤 있어요. 

길용 : 긴 글 읽기를 주저하지 않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구독 시 관심 있는 주제를 여쭤보는데 압도적으로 라이프스타일에 대해 관심이 많은 편이에요. 가끔 그라더스 내부의 이야기가 궁금하다고 요청해주시는 분들도 계셔서 신기해요.

“쇼핑몰에 가입한 사용자의 이메일을 연동해서 주소록을 업데이트 할 수 있어서 편리해요”

뉴스레터 서비스도 정말 다양한데요, 스티비를 선택하신 이유가 있나요? 

채린 : 처음 시작할 때 다양한 툴을 모두 살펴보았는데 국내에서는 스티비가 가장 눈에 띄었어요. 이미 사용하고 있는 브랜드들도 많아서 레퍼런스를 보기도 좋았고 가격도 합리적이잖아요. 초기에 CS 문의에 대해 빠르고 친절하게 답변을 해주셔서 좋았어요. 

스티비로 뉴스레터를 처음 만들면서 유용했던 기능이나 팁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채린 : 직관적으로 쉽게 뉴스레터를 만들 수 있고 적용할 수 있는 템플릿이 다양해요. 홈페이지 가입 유저의 이메일 주소를 연동해서 업데이트할 수도 있다는 점도 좋고요. 

길용 : 대시보드에서 오픈율, 클릭률을 보면서 비교할 수 있다는 점도 간편해요. 카페 같은 장소를 추천하는 콘텐츠가 반응이 좋구나 하는 인사이트도 얻을 수 있고 다음 뉴스레터에 반영해 더 재미있고 유익한 콘텐츠를 만들 수 있으니까요. 

채린 : 매번 뉴스레터를 발행 후 팀 노션에 오픈율 추이 같은 데이터를 캡처해서 제목과 내용 관련해 회고를 진행 해요. 참고해서 계속 더 좋은 뉴스레터를 만들 수 있어 좋은 것 같아요.

데이터를 기반으로 더 나은 뉴스레터를 만들고 있는 신채린, 이길용 마케터

제품을 소개하고 판매하는 쇼핑몰에서 뉴스레터를 시작하는 걸 고민하는 분들이 많을 텐데 조언해 주신다면? 

길용 : 콘텐츠를 통해 판매를 촉진시키겠다는 목적으로 하면 부담이 될 수도 있고 콘텐츠에서도 티가 나죠. 힘을 빼고 우리의 방향성을 고객과 공유하고 싶다는 마음에서 시작하면 더 편하게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채린 : 눈에 띄어야하는 인스타그램, 재밌어야하는 유튜브와 달리 뉴스레터는 그냥 하고 싶은 걸 하면 되니까 저희가 지향하는 콘텐츠와 잘 맞는 툴인 것 같아서 추천해요.

길용 : 다만 마감이 살짝 힘들 수 있다. (웃음) 눈 깜빡하면 3주가 지나있어요. 

신채린, 이길용 마케터와 이야기를 나눈 grds 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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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마치며 

날씨가 쌀쌀해지고 헛헛한 마음을 마음에 쏙 드는 모카신으로 달랬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자기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면서 사람도, 브랜드도 나와 잘 어울릴지 아닌지에 대한 판단이 빨라지는 것 같습니다. 매일 새롭고 자극적인 것을 좇던 때도 아득해지고요. 편안하고 느끼하지 않은, 본질에 충실한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여기게 됐습니다. 

처음 만나는 브랜드였지만, grds(그라더스) 스토어와 스튜디오를 둘러보며 발행인들과 나눈 대화와 공간 경험은 그래서 더 인상적이었습니다. 높은 층고에 감각적인 인테리어와 담담하게 브랜드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구성원, 높은 기준과 안목을 통해 만들어진 아름다운 디자인의 제품, 그 안에 녹아든 기술력과 추적 가능한 소재 까지. 

grds(그라더스)는 뉴스레터를 통해 고객과 더 긴밀하게 커뮤니케이션하고 유통처를 없애 불필요한 비용을 줄입니다. 브랜드 스토어에 방문하는 것이 수고스러울 수는 있지만 거기서 만나는 경험은 압도적이에요. 방문 전에는 <grds paper>를 통해 유대감을 쌓는다면 더할나위없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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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포토그래퍼 전예슬
인터뷰 | 에디터 손꼽힌

편집 | 스티비 마케터 세솔
메인 이미지 | 스티비 디자이너 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