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메일 마케팅 사례 분석 #4 Duolingo
듀오링고는 이메일 마케팅으로 어떻게 사용자 관여도를 높일까?
듀오링고는 이메일 마케팅으로 어떻게 사용자 관여도를 높일까?
듀오링고(Duolingo)는 가입자 5억 명을 보유한 언어 학습 앱입니다. 월 활성 사용자는 4천만 명이고, 매출은 2020년 기준 1억 8천만 달러(약 2,060억 원)를 달성했습니다. 기본적으로 무료인데 ‘듀오링고 플러스(Duolingo Plus)’라는 유료 구독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어요. 전체 매출 중 75%가 구독료라고 합니다. 무료 언어 학습 앱으로는 듀오링고만큼 유명하고 인기 있는 앱이 없을 겁니다.
서비스가 이렇게 잘나가는 이유 중 하나는 끊임없는 동기부여일 텐데요. 사용자 잔류율(retention)과 관여도(engagement)를 높이고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듀오링고는 다양한 방법으로 사용자들의 학습 모티베이션을 북돋습니다.
이메일 마케팅은 그 방법 중 하나입니다. 듀오링고는 2013년부터 이메일 마케팅을 시작했어요. 가입을 하면 이메일을 수신하게 되어 있습니다. 대부분은 가입자의 동기부여와 관여도를 높이는 내용의 자동 이메일입니다. 개인화 등을 통해 눈길을 끄는 제목, 초록 부엉이 마스코트, 공을 들인 코멘트가 특징입니다. 가입자는 “공부하라는 이메일을 또 보냈네!”라며 죄책감과 함께 ‘그래 하루 한번 5분 정도는 할 수 있지’라는 자그만 의지가 생겨요. 그리고 한 번이라도 더 서비스를 열게 됩니다.
그럼 과연 언어 학습 앱의 이메일 마케팅은 어떤지, 듀오링고의 사례를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크게 네 종류-웰컴 이메일, 학습 동기부여 이메일, 자체 콘텐츠 및 프로모션 콘텐츠 이메일, 서비스 업데이트 소식을 알리는 이메일-로 나뉩니다.
*참고로 2017년 12월 독일어를 학습하기 위해 듀오링고에 가입했습니다. 2018년 2월까지 사용하다가 멈췄고 2021년 8월부터 다시 시작했습니다.
웰컴 이메일 #1
- 언제: 듀오링고 앱 회원가입 직후
- 제목: Welcome to Duolingo! Here are 2 important tips.
듀오링고의 모든 이메일에는 똘망 똘망 큰 눈을 가진 초록 부엉이 마스코트가 등장합니다. 처음 가입할 때 받는 웰컴 이메일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더불어 서비스를 유용하게 쓰는 팁 2가지가 실렸습니다. 첫째 웹에서도 학습이 가능하다, 둘째 하루에 5~10분만 내면 언어 공부를 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어요.
특히 두 번째 내용은, 앱에서 의도하는 대로 사용자 경험을 만들기 좋은 가입 초기에 꼭 필요한 당부의 말이었습니다. 다만 같은 맥락에서, 웰컴 이메일에서 듀오링고에서만 사용하는 용어와 학습 과정을 간단히 설명했다면 사용자 경험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아쉬움은 남았습니다.
웰컴 이메일 #2
- 언제: 구독 신청 완료 직후
- 제목: Welcome to Duolingo Plus!
2021년 듀오링고의 유료 구독 서비스에도 가입해서 웰컴 이메일을 또 받았습니다. 위의 이미지처럼 이번 웰컴 이메일에서는 환영의 말과 함께, 유료 구독으로 얻는 세 가지 혜택을 콕 짚어 소개했습니다.
독특한 점은 듀오링고에서만 사용하는 개념을 별도 설명 없이 넣었다는 것이었습니다. 듀오링고가 게임처럼 학습하는 앱이어서 그 안에서만 통용되는 개념과 용어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모바일에서 ‘하트’ 개수로 레슨 수를 제한하고, ‘스트릭’으로 학습 분량을 표시합니다.
위의 듀오링고 플러스 웰컴 이메일 이미지를 보면 유료 구독 시 하트를 무제한 제공하고, 미처 채우지 못한 스트릭은 월별 복구해 준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새로운 사람을 ‘환영’하는 이메일이지만, 유료 구독자는 이미 서비스에 몰입했다고 가정하고 이메일 콘텐츠를 기획한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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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 동기부여 이메일 #1
- 언제: 매일 오후 1시
- 제목: 다양한 동기부여 문구 ex) Hi OOO(이름), learning German requires daily practice. Practice now?
듀오링고 이메일 마케팅 전략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서비스에 가입하면 하루 1회 매일 받는 이메일이 있어요. 오늘도 잊지 말고 언어 학습을 하라는 내용입니다. 자동 이메일로서, 학습 여부와 관계없이 매일 정해진 시간에 옵니다. 또한 CTA 버튼은 모바일의 경우 앱으로, PC의 경우 웹사이트로 연결됩니다.
눈길이 가는 부분은 학습 동기를 북돋우는 다양한 제목과 미리 보기 텍스트, 비주얼 콘텐츠입니다. 단순해 보이지만 이런 요소들을 활용해 독특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고, 감정의 호소하거나 의지를 다지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동기부여를 합니다.
제목의 경우 8개 정도 문구를 만들어놓고 돌려쓰는 것으로 보입니다. 아래는 지금까지 받은 동기부여 이메일 제목을 정리한 리스트입니다.
문장을 보면 캐주얼하고 가벼운 문구도 있는 한편 차분히 설명하는 문장도 있습니다. 아주 긴 제목도 있고 짧은 감탄문도 있습니다. 내용을 보면 루틴을 강조하거나, 짧은 시간 레슨을 요청하거나, 그저 초록 부엉이를 행복하게 해 달라는 말이 나와요. 건조하지 않게, 감성을 건드리며 소통하고 싶다는 느낌으로 사용자를 붙잡습니다.
2017년과 2021년 사이에는 제목에 이모지를 넣기 시작했습니다. 또 메일머지를 활용해 사용자의 이름을 넣는 방식도 새로이 사용하게 됐습니다.
미리 보기 텍스트와 비주얼의 경우 하나로 통일해서 사용합니다. 2017년에는 개인화해서 사용자가 독일어를 배우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했는데요. 2021년에는 개인화 없이 일관된 메시지와 단순한 비주얼을 씁니다.
참고로 학습 동기부여 이메일의 경우, 2017년에는 독일어를 학습하는 사용자에게 보내는 이메일 우측 상단에 베를린 ‘브란덴부르크 문’ 일러스트레이션을 삽입했습니다. 2021년에는 초록 부엉이만 단순하게 들어갔습니다.
학습 동기부여 이메일 #2
- 언제: 매주 토요일
- 제목: Your weekly progress report
매주 토요일에 오는 주간 성장 리포트(Weekly Progress Report)도 있습니다. 2017년에는 지지난주, 지난주와 비교해 학습 성과를 보여주는 그래프만 실었는데요. 2021년에는 학습한 시간, 배운 단어 및 문장 개수, 완료한 레슨 개수도 추가로 포함됐습니다.
학습에 동기부여가 되는 요소 중 하나가 결과물로 인한 성취감인데요. 서비스 내에서는 등급별로 다른 사용자들과 비교하여 순위를 보여주기도 하지만, 개인화된 이메일로는 자기 자신의 성장을 보여주며 사용자의 내적 모티베이션을 끌어올려 줍니다.
학습 동기부여 이메일 #3
- 언제: 학습을 멈춘 지 40일 째
- 제목: We miss you!
떠나간 사용자를 다시 불러오려는 리마인드 이메일입니다. 그야말로 감정에 호소하는 내용인데요. 실제로 효과가 있었습니다.
이메일을 받고 초록 부엉이가 귀여워서 레슨을 들었어요. 그러나 효과는 오래가지 않았고 학습을 멈췄죠. 이후엔 자체 콘텐츠와 프로모션, 서비스 업데이트 소식이 담긴 이메일만 받았고, 학습 동기부여 이메일은 받지 않았습니다. 듀오링고를 재개한 2021년 8월 말부터 다시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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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콘텐츠 및 커뮤니티 홍보 콘텐츠 이메일
- 언제: 월 1회 꼴
듀오링고는 2020년 콘텐츠를 이메일 마케팅에 접목하는 실험을 했어요. 월 1회 발행했고요. 크게 2가지 종류의 콘텐츠를 다뤘습니다.
하나는 리스티클 형식으로 각종 팁을 제공하는 콘텐츠였고 다른 하나는 사용자 사례 콘텐츠였어요. 후자의 경우 CTA 버튼을 활용해서 듀오링고 커뮤니티 글로 연결했습니다.
팁 제공 콘텐츠의 경우 ‘언어 학습을 더 잘하기 위한 방법’이라든지 ‘코로나19 시대 동기부여 잃지 않기’, ‘정해둔 목표 성취하기’ 등 동기부여와 관련된 내용이 많았습니다. 듀오링고는 새로운 실험을 하더라도 사용자에게 부단히 동기부여를 시킨다는 목표 하나는 확실히 가지고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서비스 업데이트, 이벤트 개최 소식을 알리는 이메일
- 언제: 서비스 업데이트 및 이벤트 개최 시
그 외에도 듀오링고는 주요 기능 업데이트, 이벤트 소식을 이메일로 알립니다.
이렇게 콘텐츠와 함께 서비스 업데이트 소식도 이메일로 알리면서, 사용자들이 단순히 언어만 배우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듀오링고 자체에 몰입하기를 유도하고 있습니다. 학습자는 온오프라인에서 대체 교육 서비스를 찾으면 떠나가게 마련이지만, 사용자가 듀오링고의 팬이 되면 잔류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여기까지 듀오링고의 이메일 마케팅을 살펴보았습니다.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가입 및 구독 시점에
- 듀오링고 앱 가입 웰컴 이메일 #1
- 듀오링고 플러스 웰컴 이메일 #2
2. 학습을 시작한 후 일간, 주간으로
- 학습 동기부여 이메일 #1
- 학습 동기부여 이메일 #2
3. 학습을 멈춘 지 40일 만에
- 학습 동기부여 이메일 #3
4. 비정기적으로
- 자체 콘텐츠 및 프로모션 콘텐츠 이메일
- 서비스 업데이트 소식을 알리는 이메일
듀오링고는 이메일 마케팅을 통해 학습자에게 지속적으로 동기부여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다양한 실험을 거듭했어요. 제목을 여러 방향으로 고민했고, 동기부여 콘텐츠를 만들었으며, 개인화한 학습 리포트를 발행하는 등 어느 한 요소도 빼지 않고 신경 썼습니다.
이는 서비스를 근본적으로 잘 이해하고, 그 핵심 역량과 이메일 마케팅을 유기적으로 연결한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듀오링고는 단순히 사용자를 앱에 가입시키고 머물게 만드는 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대신 궁극적으로 양질의 학습 경험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추어 이메일 마케팅을 진행했습니다.
듀오링고로 언어를 배우고 있다면, 오늘부터 이메일을 한번 자세히 들여다보시면 어떨까요? ‘레슨 해야 하는데!’라는 부채감이 들기보다, 우리 이메일 마케팅에 적용해 볼 만한 요소를 찾으실 수도 있을 거예요!
글. 메이 (장혜림, 콘텐츠 라이터)
국내외 IT와 관련된 다양한 주제로 글을 쓰고 번역합니다. 호기심이 많아요. 새롭고 재미난 것을 궁금해하고 들여다 봅니다. 그리고 이것을 글로 공유하는 걸 좋아합니다. 자주 조금씩 끊임없이 배우고, 오래 글로 표현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