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크론 코리아, 인스타그램보다 이메일에서 더 잘 팔립니다
데이터로 확인한 이메일 마케팅의 가능성
Interviewee 조현아
일하기 좋은 환경이 일하기 좋은 기분까지 만들어주죠. 몇 해 전부터 유행해 온 '데스크테리어(Desk+Interior)' 열풍은 나를 위한 키보드 선물로 이어졌습니다. 그런데 곧 궁금증이 쌓여만 갑니다. 키캡은 어떤 주기로 관리해야 할까? 인체공학 키보드는 손목 건강에 정말 도움이 될까?
키보드 브랜드 키크론 코리아는 이러한 질문에 주목했습니다. 제품 홍보와 프로모션 중심으로 발송하던 뉴스레터에 고객의 궁금증을 해결하는 콘텐츠를 담기 시작한 건데요. 그 결과, 기존에 하락하던 뉴스레터 오픈율이 다시 상승했고, 이메일은 구매 전환을 이끄는 핵심 마케팅 채널로 자리 잡았습니다. 내부적으로는 인스타그램 스토리나 블로그보다 뉴스레터의 구매전환율이 더 높다고 판단할 정도이고요. 키크론 코리아 조현아 프로와 함께 콘텐츠 뉴스레터 전략부터 데이터 기반 이메일 마케팅, 그리고 고객과 관계를 만들어가는 과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키보드는 이 인터뷰를 읽고 있는 분들에게 가장 일상적인 물건 중 하나일 것 같습니다. 키크론은 고객층을 어떻게 구분하나요?
크게는 고객 직업군에 맞춰 나누고 있어요. 여전히 사무용 풀배열 키보드가 메인이지만, 개발자나 디자이너처럼 직업 특성상 배열을 다르게 쓰는 직군을 위한 라인업을 꾸준히 늘려왔는데요. 또 최근에는 집필하는 작가나 직장인들 사이에서 책상 공간을 넓게 쓰려고 '텐키리스(숫자 키패드를 뺀 키보드)'를 찾는 분들이 점점 늘고 있어요.
오픈율이 떨어지자
콘텐츠 뉴스레터를 보내기 시작했다
키크론은 2022년부터 뉴스레터를 보내왔는데요. 전환점이 되었던 시기가 있을까요?
2024년까지는 제품 홍보 중심의 뉴스레터를 보냈는데, 오픈율이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상황이었어요. 그래서 잠재 고객 대상 프로모션에만 집중하기보다는 다른 전략이 필요하다고 보았고요. 키크론에 입문하신 분들에게 도움이 되는 콘텐츠를 보내자는 방식으로 개편을 진행하게 됐어요.

그럼 전반적인 콘텐츠 톤은 어떻게 잡았나요?
초반에 몇 번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지금에 이르렀어요. 친근함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할 때도 있었는데, 실구매층 중 다수는 3040 남성분들이거든요. 그래서 지나친 친근함보다는 전문성을 보여주는 쪽이 맞다고 판단했고요. 다만 최근 다양한 컬러의 키보드를 선보이면서 20대 여성 고객 유입도 늘고 있어서, 톤은 계속 조정해 나가는 중입니다.
인체공학 키보드, 윤활제, 키캡 관리법처럼 평소에 유저로서 궁금했던 것도 있고 아예 새롭게 다가오는 정보들이 있었는데요. 주제 선정 기준은 무엇인가요?
자주 접수되는 문의사항이 콘텐츠의 출발점이 되는 경우가 많아요. CX팀(고객지원팀)으로 들어오는 문의를 보면 키보드 관리법이나 윤활, 키캡 교체 같은 질문들이 반복적으로 들어오는데요. 고객들이 궁금해하는 내용인 만큼 그런 질문에 답하는 콘텐츠를 자주 만들고요. 반대로 키보드의 역사 같은 콘텐츠는 제 개인적인 호기심에서 시작된 경우였어요. 처음에는 관심 있는 분이 많지 않을 거라고 보았는데, 의외로 사람들이 키보드가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 과거에는 어떤 방식으로 사용됐는지 궁금해하더라고요.

전시장에 가면 요즘 타자기를 설치해 놓고 체험을 유도하는 구간들도 많잖아요. 과거의 도구가 가진 낭만에 대한 관심을 반영하는 것 같고요. 다양한 주제 중 가장 반응이 좋았던 뉴스레터는 무엇이었나요?
단연, '웹 런처' 사용법 편입니다. 웹 런처는 고객이 원하는 단축키를 키보드에 설정할 수 있도록 돕는 키크론 자체 프로그램인데요. 별도의 소프트웨어 설치 없이 사용이 가능함에도, 기능이 많고 설정 과정이 어렵게 느껴져서 잘 활용하지 못하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그래서 최대한 사용자가 따라 하기 쉽게 정리해서 발행했는데 반응이 좋았어요. 저도 키보드를 사용하다가 불편한 점이 생기면 직접 검색해서 해결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한 대표적인 문제 해결형 콘텐츠였습니다.

그다음으로 반응이 좋았던 레터는 무엇이었나요?
오픈율이 높았던 또 다른 레터 중에는 사무실이나 도서관 같은 환경에 적합한 저소음 스위치에 대해 소개한 편이 기억에 남아요. 제목이 「‘이것’만 바꾸면 업무 시간에 카톡 해도 모릅니다.」였는데, 직장인이라면 한 번쯤 관심을 가질 만한 상황을 소재로 삼았죠.

데이터 분석을 통한
이메일 마케팅의 가능성
키보드 정보도 보내면서, 할인, 구매를 유도하는 이메일 마케팅도 하고 계시죠. 세일이나 프로모션 이메일에서 얻은 데이터는 어떻게 활용하나요?
프로모션용 메일에는 UTM(유입 경로를 추적할 수 있는 코드)을 설정해 두고 성과를 확인합니다. 발송 이후에는 스마트스토어 데이터를 통해 뉴스레터를 통해 얼마나 많은 고객이 유입됐는지 살펴보고요. 클릭수가 지난번보다 저조하면 MD 분들과 소통해서 전략을 수정합니다. 이미지나 문안을 변경해 본다거나 하는 식으로요. 그리고 뉴스레터 클릭률을 보면 어떤 제품에 관심이 높은지 파악할 수 있는데요. 이런 데이터는 이후 콘텐츠 기획이나 프로모션 전략을 세울 때 중요한 참고 자료로 활용합니다.

데이터를 볼수록 이메일이 판매 채널로서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시나요?
이메일에 대한 오해가 있었어요. 이메일을 오픈하고, 클릭까지 해야 하는 거니까 두 단계를 거치는 셈이잖아요. 그래서 구매전환율이 잘 나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같은 제품을 세일즈 할 때 블로그 포스팅이나 인스타그램 스토리 보다 뉴스레터 한 호로 얻는 구매전환율이 더 높은 추세를 보이고 있어요. 예를 들어, 2026년 상반기 기준으로 인스타그램 스토리는 누적 약 3,000여 명이 상세페이지 링크를 클릭해도 실구매로 연결된 적이 드물었는데요. 프로모션 메일은 평균 100명 중 5명 정도가 클릭하고 구매도 발생했죠.

제품 너머 이야기를 듣는 브랜드
이메일로 구독자들을 만나지만 또 다른 프로젝트가 있죠. 사연을 접수한 응모자가 자신에게 소중한 사람에게 키보드를 선물하는 '키프트(Kift)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소개 부탁드려요.
키프트 프로젝트는 제품만 증정하는 이벤트라기보다, 키보드를 통해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나는 과정에 가까운데요. 어떤 분에게는 키보드가 매일 업무를 함께하는 도구이고, 또 다른 분에게는 새로운 시작을 응원하는 선물이기도 했어요. 하루 중 가장 많이 사용하는 물건 중 하나인 만큼 각자 일상과 기억이 자연스럽게 쌓여 있는 거죠. 다양한 직업과 환경에서 일하는 분들의 사연을 접하면서 같은 키보드라도 누군가에게는 특별한 의미가 될 수 있다는 걸 많이 느꼈고요.

"다양한 배열과 시리즈가 있는 키크론처럼, 각양각색의 취향과 성격, 직업을 가지고 있는 여러분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라는 프로젝트 소개글이 눈에 띄더라고요.
키크론은 보유한 제품 라인업이 많은데, 지속적으로 신제품도 개발하고 있거든요. 그만큼 키크론과 함께 하는 고객 분들의 일상 모습도 다양할 거라고 보았고 그런 이야기를 모아 소개해 드리고 싶었어요. 실제로 프로젝트 이후에 "선물 받은 가족이 정말 좋아했다", "매일 잘 사용하고 있다" 같은 후기를 들으면, 제품 자체보다도 그 제품에 얽힌 경험과 감정이 더 오래 남는다는 걸 느낄 수 있고요.

그동안 게이밍 유저를 위한 제품군도 꾸준히 출시되어 왔습니다. 게이밍 유저의 니즈는 어떻게 파악하시나요?
게이밍 유저들은 일반 사용자보다 스위치 종류나 반응 속도 같은 성능 요소에 관심이 높은 편이거든요. 마케팅을 할 때 온전히 게이밍 유저라는 세그먼트를 따로 설정하지는 않지만, 수시로 게임 관련 커뮤니티를 모니터링하면서 유저들이 어떤 기능에 주목하는지 살핍니다. 특히 성능과 직결되는 기능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요. 예를 들면, '자석축은 얼마나 유용한가' 같은 것이죠.
자석축이 뭔가요?
스위치 안에 자석이 들어 있어서, 키를 누르는 깊이를 센서가 감지하는 방식인데요. 일반 기계식 키보드보다 반응 속도가 빨라서 게이머 분들께 특히 인기가 많은 제품이에요.
스위치 안에 자석이 들어 있어서, 키를 누르는 깊이를 센서가 감지하는 방식인데요. 일반 기계식 키보드보다 반응 속도가 빨라서 게이머 분들께 특히 인기가 많은 제품이에요.
온라인 콘텐츠로는 체험단 리뷰나 타건 ASMR 콘텐츠를 활용하는데요. 특히 키보드 사용자 분들은 소리와 타건감을 중요하게 보시는 경우가 많아서 언박싱 영상이나 타건 영상에 대한 관심도 높은 편이에요. 하지만, 타건감(키를 누를 때 느낌) 외에도 소리, 키압(키를 누르는 데 필요한 힘) 같은 요소는 영상만으로 온전히 전달은 어렵기에 오프라인 접점도 꾸준히 확대하고 있습니다. 교보문고나 일렉트로마트 같은 상설 체험 공간은 물론이고, 최근에는 백화점 팝업스토어도 적극적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뉴스레터를 보며 키크론 제품이 궁금하셨던 분들이라면, 가까운 시일 내에 오프라인에서도 만나보시는 기회를 가지시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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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포토그래퍼 전예슬
인터뷰 | 객원 에디터 서해인
편집 | 스티비 안남영